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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타고난 운명의 아이

사윤의 뒤를 따라 나오던 이들은 그가 정말 명의라고 생각했다. 소남은 사윤을 믿었음에도 여전히 긴장되었다. “원아는 좀 어때?” 사윤이 피곤한 표정으로 하품을 하며 말했다. “걱정 마요. 제가 나서서 안 되는 일이 있던가요? 만약 형수가 죽음의 길로 올라섰다 해도 난 다시 데려올 수 있어요. 아기도 형수 다리도 모두 무사해요. 어때요? 결과에 만족하십니까?” “고맙다. 정말 고마워.” 소남이 진심을 다해 말했다. 평소에는 감정 표현을 안 해 다른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 한 번 한 적 없던 그가 몇 번이나 감사를 표하자 사윤은 속으로 놀랐다. “웬일이에요? 형님에게 그런 말을 듣다니.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겠어요.” 소남은 한시름 걱정을 덜었다. 사랑하는 여자를 살려준 사윤에게 어떻게든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었다. “네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해봐.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무엇이든지 다 해 줄 테니.” 사윤이 대답도 하기 전에, 간호사 몇 명이 원아가 누워있는 침대를 밀고 나왔다. 수술을 마친 원아는 여전히 혼수상태였다. 소남은 또다시 마음이 아파졌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원아에게 다가가 얼굴을 만지려다 사윤에게 제지당했다. 그는 소남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막 수술을 마쳤으니, 만지지 않는 게 좋아요. 혹시라도 세균이 묻으면 안 되니까요. 조심해야 해요.” 소남은 하는 수 없이 손을 거두었다. 사윤에게 지적을 받았음에도 화 같은 건 나지 않았다. 그렇게 예쁘던 여자가 지금은 꼼짝도 못 하고 침대에만 누워있는 것이 그를 마음 아프게 했다. “문 대표님, 저희는 먼저 원아 씨를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젊은 간호사 하나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수줍은 얼굴로 소남을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속으로 원아의 행운을 은근히 부러워했다. A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모두 그들의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사실관계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누가 들어도 왕자와 신데렐라가 나오는 동화처럼 꿈같은 이야기였다. “내가 할게요.” 소남은 간호사 대신 침대를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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