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6화 익숙한 얼굴
남자의 손에서 물건을 건네받은 영은은 그것을 속옷 주머니에 조심스럽게 넣었다.
그리고 곧바로 그녀는 블루캐슬 쪽으로 향했다.
사거리를 지나고 있을 때, 더러운 손 하나가 영은의 외투 옷자락을 덥석 잡았다.
“아가씨, 선심을 베풀어 주세요!”
영은이 선글라스를 벗었다.
눈살을 찌푸리며 뒤를 돌아보니, 덥수룩한 머리를 한 꾀죄죄한 몰골의 노숙자 하나가 영은의 옷자락을 당기고 있었다.
노숙자는 술에 취해 있었다. 구멍이 뚫린 허름한 겹저고리를 입고 있었는데, 제 빛깔을 모를 정도로 더러웠다. 그의 얼굴 역시 몇 개월 동안 씻지 않은 듯 엉망이었다. 지저분하고 더러운 모습을 본 영은은 기분이 언짢아졌다.
“꺼져!”
영은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힐을 신은 발로 노숙자를 세게 걷어찼다.
옷자락에 남은 노숙자의 흔적을 발견하자, 영은의 얼굴이 더 험악해졌다.
‘이 옷도 얼마 못 입겠네. 사자마자 버리게 됐으니.’
영은은 더는 이 사람과 얽히고 싶지 않았다. 갈 길이 급했다. 하지만 노숙자는 기어이 다시 기어와 영은의 다리를 꽉 붙잡고는 뻔뻔스럽게 굴었다.
그의 입에서 풍기는 술 냄새에 영은은 토할 것만 같았다.
노숙자가 무례하게 말했다.
“너, 돈 주기 싫어서 그러지? 그렇게 안될 걸?”
영은은 화가 오를 대로 올랐다. 노숙자에게 손찌검은 물론 발길질을 계속해댔다.
비록 술에 취한 노숙자라고 해도 남자는 남자였다. 버티는 힘이 만만치 않았다. 영은은 온 몸의 힘을 쏟아붓고 나서야 비로소 그를 멀리 차버릴 수 있었다. 얼굴을 가리고 있던 커다란 스카프가 언제 벗겨졌는지도 몰랐다.
“정…… 정미?” 영은의 얼굴을 본 노숙자가 멍한 표정으로 주저앉았다. 마치 벼락에라도 맞은 것 같았다.
영은은 그제야 얼굴에 두른 스카프가 풀린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마치 도둑질이라도 한 것처럼 당황하며 스카프를 다시 둘러맸다. 그리고는 주변을 경계하는 눈빛으로 둘러봤다. 스텔스 카메라나 기자들이 어딘가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것 같아 두려웠다. 좀 전의 자신의 포악한 행동이 행여나 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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