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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먼저 묻힐 자리부터 알아보는 게

원아는 디자인 팀으로 출근했다. 로비에서 겨우 이강을 털어내고 왔는데… 출근하면 그와 얼굴을 마주해야 한다. 두 사람의 자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천만다행이었다. 원아가 자리에 앉는 모습을 지켜보던 주소은은 거울을 보며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출장도 똑같이 다녀오고, 밤도 둘이 같이 샜는데… 왜 나만 다크써클이 이렇게 심할까? 원아씨는 피부가 왜 그렇게 좋은 거야?” “원아씨, 아이크림 어디꺼 써요?” 다른 동료가 원아에게 급박하게 물었다. 그녀의 물음에 원아는 고개를 들더니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써본 적 없는데…” “안 써봤다고요?” 여직원은 그대로 놀라버렸다. “원아씨, 요정이에요? 밤을 그렇게 새는데 어떻게 다크써클 하나 안 생겨요? 뿌엥… 앞으로 디자인 팀 야근 업무는 원아씨한테 맡기는 게 좋겠어요…” 동료의 말에 주소은은 거울을 치우더니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사람들에게 말했다. “다들 원아씨 괴롭힐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저기 남자친구가 원아씨 보호해주고 있는 거, 다들 알죠?” 사람들음 모두 부러움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심한 주소은은 원아와 이강의 표정이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잠시 뒤, 너무 졸렸던 원아는 커피를 마시러 카페로 발걸음을 향했다. 주소은 그런 그녀를 뒤따랐다. 카페에 들어가자마자 주소은은 바로 문을 닫아버렸다. 그녀는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난 후에야 원아에게 묻기 시작했다. "이강씨랑 싸웠어요?" 얼마 전에 다른 직원들과 같이 H시에 출장을 간 적이 있었다. 이틀 동안 지내본 결과, 원아는 주소은에 대한 인상이 무척이나 좋았다. 텃세도 부리지 않았고 신입이라고 괴롭히는 기색도 없었다. "우리 헤어졌어요." 그녀의 말에 주소은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출장 갔다 온 지 이제 며칠이라고? 그날 밤새 차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두 사람 사이좋았잖아요. 왜 갑자기 헤어지게 된 거예요." 원아는 답답함에 커피만 저을 뿐이었다… "됐어요.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말아요." 주소은도 이 상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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