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5화
진아연이 염치가 있다면 바로 끊겠지.
과연, 진아연은 심윤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갑자기 정신을 차렸다. "죄송합니다. 데이트 중인데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선물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다만 더는 이런 선물을 주지 마시길 바랍니다. "
진아연은 박시준이 대답하기도 전에 바로 전화를 끊었다.
박시준은 전화 저편에서 전해지는 '뚜뚜' 소리와 함께 마음이 찔리는 듯 아파졌다.
"시준 씨, 아연이가 어제 차에 갇혔다고 들었는데 이제 괜찮나요?" 심윤이 먼저 말을 꺼냈다.
"네." 박시준은 관심이 없는지 그녀와 진아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했다. "저한테 의사를 소개해 준다고 하셨는데 혹시 누구신가요?"
심윤은 가방에서 명함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 "제가 알아봤는데 A국에서도 유명한 정신과 의사예요. 예약된 진료가 내년까지 예정되어 있는데 사람을 찾아 부탁해서 다음 주 수요일 오전으로 예약해 뒀어요. 그날에 시은이와 함께 가서 진료받으시면 돼요."
박시준은 명함을 힐끗 쳐다봤다. 가정의가 추천한 정신과 의사와 같은 의사인 듯했다.
...
스타팰리스.
진아연은 샤워를 마치고 아이들의 방으로 들어갔다.
라엘은 티비를 보고 있고 한이는 퍼즐을 풀고 있었다.
진아연은 아이들에게 저녁 9시에 잠자리에 누울 것을 요구했기 때문에
9시전까지는 마음대로 놀 수 있었다.
"엄마." 한이는 진아연을 보자마자 퍼즐을 내려놨다.
진아연은 아들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물었다. "엄마가 네 노트북을 압수했는데 화난 거 아니었어?"
한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한테 노트북이 없는 삶은 불완전한 삶이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엄마를 사랑하니까요." 한이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진아연은 순간 마음이 녹아내렸다.
그녀는 아들을 가슴에 품고 훌쩍거렸다. "엄마가 다시 돌려주겠지만 당분간은 안되는 거 알지."
"네." 한이는 엄마의 말에 기분이 많이 풀린 듯했다. "엄마도 얼른 가서 쉬세요. 제가 동생을 데리고 같이 잘게요."
"그래."
밤 9시.
방의 불은 꺼져 있었고 아이들은 침대에 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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