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차수현은 결코 깰 수 없는 긴 악몽을 꾼 것만 같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늘 한결같은 꿈 속의 전개, 오늘 그녀가 길에서 만난 오토바이 소매치기의 정황과 짜여맞춘듯 잘 들어맞는다, 소매치기에 의해 끌려가다가 자칫 뱃속 태아와 함께 죽을뻔했던 상황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끊임없이 반복되는 그런 꿈.
꿈속에서 그녀는 죽을 힘을 다 해 악착같이 버티며 발버둥을 치지만 결코 악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꿈속의 그녀가 몸의 중심을 잃고 넘어지려할 때 차수현은 드디어 눈을 번쩍 떴고 그녀의 눈에 들어온 건 병원의 하얀 색 천장이였다, 이게 뭐지 싶어 잠깐 멈칫하던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손이 아랫배로 향했고 급기야 손등에 이따금씩 욱씬거리는 통증이 밀려왔다.
그제서야 손등에 꽂혀있는 정맥주사 바늘을 본 그녀, 통증에 정신을 차린 그녀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고 했지만 움직이기도 전에 아랫배의 한 쪽이 찢어지듯이 아파왔다.
인기척을 들은 간호사가 그녀한테 다가왔고 차수현이 깬 것을 보자 상태를 물었다. “깨셨어요? 움직이지 마시고 가만히 계세요, 뱃속의 아이가 아직 불안정한 상태라 절대적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안 그래도 뱃속 아이의 상태가 궁금해서 간호사에게 물어보려던 참이였는데 마침 간호사가 먼저 말을 꺼내자 그녀는 그제서야 마음이 놓였고 팽팽했던 긴장감도 조금은 풀리는 듯 싶었다.
어찌됐든 아이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어디 불편한데는 없어요? 의사 선생님 불러드릴까요?”
차수현은 고개를 저으며 낮은 소리로 간신히 대답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고마워요.”
혼자 병실에 외롭게 누워있는 그녀에게 간호사는 측은지심이 들었다. “홀몸도 아니신데 혼자 뭘 어떻게 하려고요? 얼른 남편분한테 오라고 하세요.”
깨고보니 병실에 아무도 없음을 비로소 인지한 차수현, 아무렇지 않은 척 내색은 안 했지만 사실은 아무렇지 않은게 아니였다, 여자의 몸으로 이렇게 큰 일을 겪었는데 당연히 누군가의 품에 안겨 마을껏 울고 싶고 기대고 싶은 건 당연한 일이였다.
그러나 남편을 불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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