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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차수현은 온은수가 말로만 차씨 집안사람들에게 겁을 주는 줄 알았다. 그녀는 온은수가 차한명을 이 지경으로 만들 줄은 몰랐다. 놀라운 건 놀라운 거고 차수현은 속이 아주 통쾌했다. 어머니가 병에 걸린 후 그녀는 차한명의 눈칫밥을 아주 오랫동안 먹어왔다. 지금의 차한명은 응당 받아야 하는 벌을 마땅히 받은 것일 뿐이었다. ‘이번에 확실하게 몸에 새겨 두세요!' "이건 작은 경고에 불과해요. 만약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온은수는 차가운 눈빛으로 차씨 집안사람들을 경고하고는 차수현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기력을 회복한 차수현은 방금 전처럼 무기력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온은수를 밀어내며 혼자서도 걸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온은수는 손을 놓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더욱 꽉 끌어안기까지 했다. 그가 고집을 부리는 것을 보고 차수현은 더 이상 버둥거리지 않았다. 다친 것 때문에 서러워서 그런지 그녀는 온은수의 온기가 전혀 싫지 않았다. 오히려 안심이 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차씨 저택에서 나와 차에 올라탔다. 안전벨트를 맨 차수현은 약간 머뭇거리다가 이렇게 말했다. "고마워요." 온은수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확실히 차수현한테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온은수는 머리를 돌려 차수현을 힐끔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너는 어떻게 된 애가 머리를 맞고 지하실에 갇힐 정도로 멍청해? 평소에는 꽤나 똑똑한 척했잖아." 차수현은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방금 전의 다정함은 온데간데 없이 역시 다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처럼 오만한 모습이야말로 그의 진정한 본성이었다. "저희가 썼던 계약서 생각 안 나요? 은수 씨가 깨어났다는 사실을 말하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 제가 집안사람들 앞에서 입을 함부로 놀리다가 은수 씨 계획을 망쳐버리면 어떡해요? 하지만 오늘 이렇게 나타났으니 이미 들킨 것과 마찬가지인데... 앞으로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건 아니에요?" 차수현은 걱정 가득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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