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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아무리 가짜 계약으로 만들어진 집이라고 해도 차수현은 오래간만에 따듯함이라는 것을 느꼈다. 온은수는 차수현을 반쯤 안은 채로 지하실에서 나왔다. 그는 밖으로 나오자마자 차수현의 하얀 이마에 생긴 커다란 상처를 발견했다. 비록 피가 멎기는 했지만 상처에 남은 붉은 핏자국은 아주 선명했다. 온은수는 눈살을 약간 찌푸리며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이때 소란을 들은 차한명과 이미애가 빠르게 달려왔다. 사람이 대충 모인 것을 보고 온은수는 얼음장 같은 목소리로 이렇게 물었다. "이 상처는 누가 낸 겁니까?" 그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온은수의 시선은 안수지를 향했다. "그쪽이 수현이한테 불만이 꽤 많아 보이던데 혹시 그쪽이 한 짓인가요?" 온은수의 살기를 느낀 안수지는 깜짝 놀랐다. 다리가 떨리면서 힘이 풀려버린 그녀는 자칫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 "아니에요! 이건 차씨 집안의 일이에요. 저는 제3자일 뿐이라고요!" 안수지는 바로 이렇게 대답했다. 온은수의 눈빛은 마치 야수와 같아서 잠깐만 방심하면 갈기갈기 찢길 것만 같았다. 이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안수지의 말을 들은 온은수는 차한명을 바라봤다. "차씨 집안의 일이라면 가장인 당신이 책임져야겠죠?" 차한명은 온은수와 처음 만났다. 비록 무섭기는 했지만 체면을 구길 수 없었던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 내가 한 일일세. 어찌 됐든 차수현도 차씨 집안사람인데 아버지로서 훈육을 하는 게 뭐가 잘못됐다고 그러는가?" "차수현은 제 아내이자 온씨 집안사람이에요. 설사 잘못을 했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남편인 제가 해결해야지 출가외인 수현이에게개입할 필요가 없죠. 아니면 혹시 저희 온씨 집안이 이 정도로 무시할 정도로 눈에 차지 않았던 건가요?" 이 말을 들은 차한명은 몸을 흠칫 떨었다. 차씨 집안은 온씨 집안의 도움을 받은 덕분에 고비에서 벗어났다. 만약 온은수가 책임을 따지기 시작한다면 아주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그건... 오해일세. 수현아, 아빠가 오해를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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