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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장

강기준은 진작 나왔고 방금 그 음성 메시지도 다 들었다. 이에 정라엘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그녀는 순간 머리가 백지장이 돼버린 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니 그게 아니라... 기준 씨, 일단 내 말부터 들어봐.” 횡설수설하다가 휴대폰을 침대에 떨어트렸고 서다은이 잇달아 보내온 음성 메시지가 고스란히 울려 퍼졌다. “대표님 몸매도 좋으니 식스팩은 무조건 있을 거 아니야. 게다가 대표님 손가락도 길던데 남자들 손가락 길면 그것도 엄청 잘한대. 라엘아, 오늘 밤은 화끈하게 달려야지. 대표님을 확 덮쳐버려!” 좀 전까지 해명하려던 정라엘은 끝내 말문이 막혔다. 이제 그냥 벽에 부딪혀서 죽는 게 나을 법했다. ‘미쳤어 진짜! 나 이제 어떡해?’ 처음엔 분명 지극히 정상적인 대화 내용이었는데 서다은이 왜 점점 야한 주제로 흘러간 건지 이 상황을 해명할 수가 없었다. 둘 사이의 분위기가 난감함의 끝을 달렸다. 정라엘은 샤워를 마치고 나온 강기준을 바라보며 머쓱하게 웃었다. “다 들었지? 이거 다 다은이가 한 말이야. 내가 한 건 절대 아니야!” 이런 경우엔 일단 절친을 배신하는 게 상책이다. 샤워를 마친 강기준은 몸에 물기가 묻은 채 준수한 얼굴에 아무런 표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 “가서 씻어.” “응.” 그의 명령에 정라엘은 쪼르르 욕실에 들어가서 문을 잠갔다. 3초 뒤 문밖에서 강기준은 그녀의 처참한 비명을 들었다. “으아악!!” ‘미쳤어 정말!’ 그제야 이 남자도 입꼬리를 씩 올렸다. ... 정라엘은 안에서 한참 서성인 후에야 나왔다. 살면서 이렇게까지 창피한 적은 없으니까. 밖에 나오자 강기준은 이미 침대에 느긋하게 기대고 휴대폰으로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방 안에는 침대가 고작 하나뿐인데 그가 누워있다면 정라엘은 어디서 자야 할까? 소파도 없고 바닥에 담요를 펴는 건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때 강기준이 시선을 올리고 그녀를 바라봤다. “거기 서서 뭐해? 얼른 와서 자.” ‘지금 나더러 침대에 가서 자라고? 그럼 오늘 밤에 우리가 한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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