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6장
배소윤은 검은 외투를 받아들었다. 아마도 진도준의 것으로 보이는 외투에는 아직도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었다.
이렇게 차가운 사람인데 체온은 이렇게 따뜻하다니.
진도준은 더 이상 그녀를 보지 않았다. 그는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더니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 기절했어요...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보상금이나 내 계좌로 보내요.”
배소윤은 그가 누구에게 전화를 거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얼른 그의 외투를 걸쳐 맨살을 가렸다.
그녀는 택시를 짚고 일어서며 그에게 감사를 전하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저 멀리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윤아! 소윤아, 어디 있어?”
정라엘이 찾아온 것이었다. 배소윤이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진도준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언제 이렇게 빨리 사라진 거지?’
배소윤은 결국 직접 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지 못했다.
...
강기준과 정라엘이 도착했다. 조금 전 강기준은 도로에 남아 있던 차량이 미끄러진 흔적을 보고 차를 세웠고 두 사람은 급히 주변을 수색했다.
정라엘은 배소윤을 발견하자마자 그녀에게 달려갔다.
“소윤아! 괜찮아? 도대체 왜 여기까지 온 거야? 진짜 걱정했잖아!”
강기준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운전사를 보고 대충 상황을 짐작했다.
배소윤이 무사한 것을 확인하곤 살짝 안도했지만 그의 얼굴은 여전히 차갑고 단호했다.
그는 엄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배소윤, 누가 멋대로 뛰쳐나가래? 이제는 너도 스스로 책임질 줄 알아야 할 나이잖아.”
그의 날 선 질책에 배소윤의 감정이 무너져 내렸다. 그동안의 슬픔과 서러움, 공포와 무력감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그녀의 눈가가 붉어지더니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려 걸어갔다.
“소윤아! 어디 가?”
정라엘이 급히 따라가려 했지만 배소윤은 뒤돌아보지도 않았다.
그 순간 정라엘이 실수로 돌부리에 부딪혀 넘어질 뻔하며 다리를 감쌌다.
“앗!”
배소윤은 걸음을 멈추고 곧장 돌아와 정라엘의 다리를 살폈다.
“라엘아, 괜찮아?”
정라엘은 손을 천천히 치우더니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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