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8장
정라엘이 올 거라고 착각하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걸까.
강기준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사모님이 병실로 들어간 후, 대표님 지시대로 대신 깨끗한 여자를 찾아 보냈습니다.”
그 여자가 바로 노지우였다.
강기준의 얼굴에는 이미 아무런 감정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알았어.”
그는 말없이 욕실로 들어갔다. 차가운 물줄기가 머리 위로 쏟아졌다.
강기준은 눈을 감고 조용히 자신의 몸을 씻어냈다.
그의 피부 위에는 몇 개의 긁힌 자국이 남아 있었고 어깨에는 작게 남겨진 이빨 자국까지 있었다.
강기준은 그것이 정라엘이 남긴 흔적이라 믿었는데 결국 아니었다.
어젯밤은 그저 한순간의 꿈이었다.
그는 꿈을 꾸듯 정라엘과 함께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그녀는 오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친구와 밤을 보냈다.
강기준은 거칠게 자신의 몸을 문질렀다.
이 흔적들을, 어젯밤의 기억을, 모든 걸 지워버리고 싶었다.
쾅, 결국 그는 주먹을 꽉 쥔 채 벽을 강하게 내리쳤다.
...
노지우는 옷을 다 갖춰 입고 서재에서 강기준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 강기준이 들어왔다.
이미 샤워를 마친 그는 새하얀 셔츠와 검은 정장을 차려입고 있었다.
표정에는 어떠한 감정도 남아 있지 않았다. 다시 예전처럼 차갑고 고고한 모습이었다.
조서우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대표님.”
강기준은 의자에 앉아 노지우를 바라보았다.
“여기 수표가 있어요. 가지고 그만 가 봐요.”
조서우가 준비한 수표를 노지우에게 건넸다.
노지우는 수표를 내려다보았다. 그곳에 적힌 금액은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컸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
“강 대표님, 전 돈이 필요 없어요.”
‘돈이 필요 없다고?’
강기준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우린 그저 거래를 했을 뿐이에요. 그쪽은 돈을 받고 몸을 판 거고 난 그 대가를 줬을 뿐이죠. 이 싫다면 혹시 감정을 주고받길 바라는 건가요? 설마 나를 좋아한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겠죠?”
그의 낮고도 서늘한 목소리에는 한 점의 온기도 없었다.
노지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가 냉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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