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장
황현숙은 흠칫하더니 이내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라엘아. 그러면 일단 친구 곁에 있어 줘. 시간 있을 때 할머니랑 같이 밥 먹자.”
“네, 할머니.”
두 사람은 전화를 끊었다.
황현숙은 옆에 있던 강기준을 바라보았다. 강기준은 여전히 아무 표정 없이 신문을 읽고 있었다.
황현숙이 물었다.
“기준아, 너 혹시 라엘이랑 싸웠니?”
강기준은 신문을 보면서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아뇨.”
황현숙은 웃었다.
“라엘이 친구 네가 아는 사람이니? 남자야, 여자야?”
강기준은 대답하지 않았고 황현숙은 그의 손에서 신문을 빼앗았다.
“너 신문 거꾸로 들었어. 알고 있니?”
강기준은 그제야 자신이 신문을 거꾸로 들고 있다는 걸 발견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
황현숙은 한숨을 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가 정아름이랑 계속 만난다는 건 알고 있다. 이 세상에 널 영원히 기다려줄 사람은 없어. 라엘이는 너한테 완전히 실망하면 널 떠날 거야. 어떻게 라엘이처럼 좋은 애를 안 좋아할 수가 있어? 너 말고도 라엘이를 좋아할 남자는 많아. 라엘이를 다른 남자에게 뺏긴 뒤 후회하지 마.”
집사 박순재가 다가왔다.
“어르신, 사모님께서 돌아오셨나요? 저녁 준비는 다 됐습니다.”
“라엘이는 오지 않아요. 나도 먹지 않을 거예요.”
황현숙은 홀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박순재는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강기준을 바라보았다.
“도련님, 사모님께서는 왜 안 오시는 거죠? 사모님은 학교에 다닌 뒤로 한 번도 오신 적이 없으세요. 어르신께서는 매일 사모님을 보고 싶어 하세요. 사모님이 안 계시니 집이 많이 썰렁해졌어요. 어르신께서도 웃음을 잃으신 지 꽤 오래됐고요.”
박순재는 탄식한 뒤 떠났다.
강기준은 혼자 소파에 앉아서 손을 들어 넥타이를 잡아당겼다. 그의 표정이 어두웠다.
강기준은 휴대전화를 꺼내 정라엘에게 문자를 보내려고 했다.
긴 손가락이 휴대전화 키보드를 눌렀다.
[왜 돌아오지 않는 거야?]
그러나 강기준은 이내 그 글을 지웠다.
정라엘을 강씨 저택에서 내쫓은 사람이 강기준이었고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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