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9장 한재민
서유나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며 천천히 나에게 걸어왔다.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전에는 그녀가 다정하고 귀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무서운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진욱 씨, 하준이 보러 병원에 온다고 하지 않았어요?”
“희주 씨, 또 입원한 거예요? 몸이 그렇게 약해서 어떡해요?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이에요? 어디 다친 거예요?”
서유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미소를 지으며 다정하게 물었다.
누가 봐도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 같아 보였고 나를 무척이나 걱정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제 상황을 떠올리자 나는 왠지 모르게 그 밴이 서유나와 연관되어 있을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나에게 약을 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온몸에 오한이 들고 자기도 모르게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이런 가식적인 사람이 제일 무서운 거 아닐까?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 갈지 모르니 말이다.
이시연도 그녀를 경계하며 바로 내 앞을 막아섰다.
“뭐 하려는 거예요?”
그리고 전과는 달리 당황한 이시연의 모습을 보자 배진욱도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우리를 바라봤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다소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봤다.
이렇게 된 이상 배진욱도 나름대로 조사를 하겠지.
차라리 잘됐다.
그리고 지금 서유나가 나한테 이러는 것도 배진욱이 나를 너무 신경 써서 그러는 거다. 배진욱이 나를 멀리하면 서유나도 자연스레 나에게서 멀어지겠지.
“전, 전 그냥 희주 씨 상황이 걱정돼서... 근데 왜 이렇게 당황하시는 거예요?”
서유나는 두려움 가득한 표정으로 배진욱의 뒤로 몸을 숨겼다.
나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고 더는 서유나와 이 의미 없는 연기를 계속하고 싶지 않았다.
“배 대표님, 제 상황이 좋지 않아서 앞으로의 업무 관련 내용은 우희 회사 직원과 소통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미팅 일정도 저에게 따로 공유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혹시 따로 전달해 드릴 상황이 있으면 고 팀장님께 전달해 주세요. 그럼, 먼저 가보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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