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0장 지켜보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무척이나 가벼웠고 내가 생각한 이미지와는 많이 다른 것 같았다. 부드럽고 다정한 느낌을 주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나는 그가 간사한 독사라는 걸 잘 알고 있었고 지금 나에게 닥친 모든 일들이 그와 연관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강희주입니다. 한 대표님께서 어쩐 일이세요?”
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지만 그래도 내 목소리가 조금씩 떨리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영진 건설은 건물 한 층을 대여해 사무실을 꾸리고 있었고 직원 수도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긴 하지만 아직 준비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는 꽤 많은 회사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프로젝트 이익은 제한적인데 수저를 올리는 사람이 많을수록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줄어들 테니까.
하지만 한재민의 대단한 점은 그거였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그에게 태클을 거는 회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먼저 나를 찾아왔다는 건 좋은 일만은 아닐 것이다.
“아, 다름이 아니라 이번 연합 프로젝트에 강희주 씨와 배 대표님도 꽤 관심을 두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이 분야의 초보다 보니 두 분과 함께 만나서 얘기를 나눠 보고 싶어 연락드렸습니다.”
“저희 모두 뜻을 모아 협력하는 게 경쟁을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이번 프로젝트 규모가 생각보다 크다 보니 모두 참여를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배 대표님도 강희주 씨의 선택을 따를 것 같아서 먼저 강희주 씨께 연락드렸습니다.”
한재민은 전혀 나를 무시하는 느낌이 없었고 심지어는 나와 의논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한재민 같은 사람이 결코 나의 의견을 물으러 연락한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는 이미 나와 배진욱에 대해 철저히 조사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말을 하지도 않았겠지.
오늘 병원에서 본 배진욱을 떠올리니 나는 아무래도 배하준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일단은 대충 핑계를 대며 얼버무렸다.
“죄송해요. 한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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