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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장 가면을 벗다

몇 사람은 어디론가 쇼핑을 간 것 같았고 안소연도 기분도 꽤 좋은 것 같았다. 20분이 지나서야 진성운의 전화가 걸려 왔다. “로아 씨, 무슨 일이세요? 지금 소연 씨 부모님과 함께 있어요.” 목소리가 낮은 걸 보니 아마 화장실에서 통화하는 중인 듯했다. 안소연이 진성운에게도 나에게 말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나 보다. “부모님은 오빠가 잡혀간 걸 알고 계세요?” “아직은 모르세요.” 진성운의 대답을 듣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두 분이 바로 귀국하려 한다면, 또 한바탕 난리가 날 게 뻔했다. 사실 나는 안민혁 부모님을 한 번밖에 뵙지 못했다. 유선영의 약혼식에서였다. 그때도 멀리서 잠깐 보았을 뿐, 인사를 하거나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안민혁의 엄마는 얼핏 봐도 친절하고 연약한 여자 같아 보였고, 어릴 때부터 온실의 화초로 자란 것 같았다. 안씨 가문처럼 재력에 권력을 겸비한 가문의 아가씨니 큰 걱정 없이 예쁘고 귀하게만 자라왔겠지. 한재민이 없었다면 두 사람은 계속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았을 거다. 아들딸 모두 너무 예쁘고 멋지게 자라주었으니 더 걱정할 게 뭐가 있을까? “로아 씨? 아직 계세요?” 진성운의 목소리에 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네, 별일 없어요. 그냥 어떻게 지내는지 안부차 연락 드렸어요. 모두 잘 있다니 다행이네요.” “오빠 일은 제가 처리할 테니 두 분께는 알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성운 씨는 무엇보다 소연이와 부모님의 안전을 잘 지켜주세요. 혹시 외출하면 경호원 몇 명 더 데리고 다니고요.” “무슨 일이 생기면 꼭 디오 씨한테 연락해요. 어쨌든 제 동맹인 셈이니까요.” 비록 한씨 가문이 에덴국에서 큰 영향력은 없지만, 돈이 많으면 뭐든지 할 수 있기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진성운이 잘 알겠다며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하자 나는 전화를 끊으려 했다. “로아 씨, 잘 지내고 계시는가요? 다시 임시 대표직을 맡았다는 얘기 들었어요.” 진성운은 보통 다른 사람의 일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성격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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