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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6장 고소

나는 배진욱이 서유나를 찾으러 갈지 장담할 수 없었지만 서유나가 나한테 단단히 화가 났을 거라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 경찰서에서 나를 해외로 보내려 한 것도 나를 배진욱 곁에서 떼어내기 위해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기분에 나는 자기도 모르게 짜증이 났고 강유정 말대로 병원에 가만히 있는 게 답인 것 같았다. 몸에 난 상처는 하루이틀 지날수록 조금씩 회복하고 있지만 마음에 난 상처는 도무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인터넷에서는 또 나에 대한 이런저런 부정적인 얘기들이 오가기 시작했고 배씨 가문 전 사모님이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관심 두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았다. 경찰이 이미 몰카범을 잡았는데 이 일이 어떻게 퍼진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계속 증거 공개를 미뤄온 탓인지 인터넷에는 이런저런 추측들이 난무했다. [강희주 씨가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너무 잔인해서 경찰 쪽에서 차마 공개를 못 하고 있는 거 아닐까요?] [증거는 그렇다 쳐도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는 정확한 보도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무리 강희주 씨가 재벌이라고 해도 이렇게 덮는 건 정말 아닌 것 같아요. 유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정확한 입장 표명을 해주시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최지연 씨 엄마가 너무 불쌍해요. 딸을 위해 복수하려고 했는데 결국은 정신병원에 가둬졌잖아요.] 모든 사람이 내가 재벌인 것만 보고 멋대로 행동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피해자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나는 이게 누군가가 지시한 여론몰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다만 의심이 가는 사람이 너무 많을 뿐. 변호사가 나에게 최지연 가족들이 나를 고소하려 한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난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그날 그 사람들의 행동들, 표정들을 보고 단번에 알아차렸다. 이 일이 결코 그렇게 쉽게 끝나지만은 않겠구나. 강유정이 분노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더 얘기할 게 뭐가 있어요? 최씨 가문에서 내 동생을 살해하려 했던 게 명백한데 검찰에서는 조사도 똑바로 안 하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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