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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장 잘된 일이네요

이시연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고 나는 살며시 그녀의 손을 만지며 아무 말 하지 말라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어느 정도 사건의 전말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진실에 더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마희연은 나를 데려다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만, 더 중요한 건 나에게 정보를 더 알아내려 했다. 돌아오는 내내 마희연의 질문은 끊기지 않았다. “유선영 씨가 아까 무슨 말을 했나요? 안색이 안 좋아 보여서요.” 마희연은 아무렇지 않게 묻는 것 같았지만 나는 그녀가 이미 유선영을 의심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유선영이 굳이 이런 일을 벌일 이유가 없다. 유선영이 안씨 가문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한 안민혁은 그녀와 결혼할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의 결혼은 이미 확정된 거나 마찬가지여서 굳이 굵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 게다가 혹시 일이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은 셈이다. 나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뻔하잖아요? 그냥 자랑하고 싶은 거죠.” 두 사람의 커플 팬이 그렇게 많은 데다가 알아서 여론을 몰아주니 자랑할 만도 하다. 마희연도 내가 별로 얘기할 마음이 없는 걸 눈치챘는지 더 묻지 않았다. 하지만 몇분 지나지 않아 또 서유나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 물었다. 나도 더는 숨기지 않고 서유나가 나를 해외로 보내고 싶어 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마희연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강희주 씨를 해외로 보내려 한다고요? 설마요?” “마 형사님, 전방 주시하세요! 안전 운전이요!” 이시연이 놀라서 소리쳤다. 그제야 마희연은 다시 고개를 돌려 정면을 바라보며 차 속도를 낮췄다. “죄송해요. 제가 너무 놀라서요. 서유나 씨 정말 괜찮은 사람 같아 보였는데.” “네, 괜찮은 사람이죠.” 나는 작은 소리로 동조했다. 사실 내 마음은 그게 아니지만 말이다. 원래 좋은 사람인데 배진욱이 한 번 또 한 번 내 편만 들어줘서 인내심을 다 써버린 건가? 아니면 처음부터 가면을 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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