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1장 조심해요
서유나는 우는 것조차 잊은 듯 두 눈을 크게 뜨고 제자리에 서서 배진욱을 바라봤다.
“뭐하고 섰어요? 어서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아봐요.”
배진욱이 말하자 뒤에 서 있던 이시연은 바로 앞으로 걸어와 휠체어를 밀며 나를 데리고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뒤돌아 서유나를 바라봤다. 그녀의 두 눈은 나를 향한 증오와 원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서유나와 배진욱이 도대체 어떻게 함께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건 두 사람 다 사랑 때문은 아닌 것 같았다.
배진욱이 서유나에 대한 마음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미약한 것 같았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도 서슴지 않고 그런 말을 하는 걸 보면 말이다.
“강희주 씨,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마희연은 나에게 말하면서도 시선은 경찰서 구석 쪽을 힐끔힐끔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 지금 이 공간에 있는 모든 사람이 서유나와 배진욱의 눈치를 보고 있을 거다. 그리고 오늘의 상황만 보고 나중에 또 어떤 찌라시가 터질지 모른다.
하지만 나도 더는 그런 것까지 신경 쓸 마음의 여력이 없다.
한바탕 난리가 나고 나는 힘이 쭉 빠져서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마침 유선영도 문 앞에 서서 차를 기다리고 있었고 기자들은 경호원들이 막고 있어서 정문 안까지는 들어오지 못했다.
유선영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역시 연약하고 여자다운 여자가 남자들한테 인기가 많나 봐요. 내가 남자였어도 희주 씨를 좋아했을 것 같아요.”
“그래도 희주 씨 명줄이 짧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겠네요. 그게 아니었다면 나도 무척이나 화가 났을 것 같아요.”
유선영은 경찰서 안을 바라보며 계속 말했다.
“그래도 내가 유나 씨보다는 낫잖아요. 나는 곧 안씨 가문 사모님이 될 텐데 유나 씨는...”
서유나는 절대 배씨 가문 사모님이 될 수 없다. 배진욱이 이렇게 말했다는 건 결코 그녀와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거다.
근데 왜지?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배진욱이 끝까지 거부한다면 아무도 그를 강요할 수는 없다.
게다가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렇게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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