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0장 대역
난 서유나가 이런 말을 꺼낼 줄은 예상하지도 못했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유나를 바라봤다.
서유나는 늘 다정하고 부드러운 사람이었으나 이 말을 뱉는 모습은 유선영을 닮아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아 갈까 봐 전전긍긍했고 눈앞에서 사라져 주길 바라고 있었다. 어쩌면 더 먼 곳으로, 아예 해외로 나가서 지내길 바랐다.
가능하다면 내가 죽길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아무 말없어도 서유나는 재촉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게 여러 문서를 보내왔다.
“소성진 씨와 유지호 씨도 대단하지만 다른 병원을 알아보니 대단한 의사들이 많아요. 이미 알아본 병원도 있고 희주 씨만 원한다면 제가 치료비를 모두 부담할게요.”
“국내에서도 행복하지 않은데 차라리 떠나는 게 서로에게 좋지 않겠어요?”
“돌아오지만 않는다면...”
서유나는 잠시 말을 끊다가 복잡한 얼굴로 날 바라봤다.
“우린 계속 친구로 지낼 수 있어요.”
난 이런 서유나를 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우린 처음부터 친구가 아니었다. 그리고 나와 서유나는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우린 많이 닮았고 배진욱 때문에 엮기게 되었으니 참 이상하고 특이한 사이였다.
하지만 안민혁의 상황을 떠올리며 난 고개를 저었다.
“죄송하지만 그렇게는 하지 못할 것 같아요.”
서유나가 화를 내려고 하자 난 바로 설명을 덧붙였다.
“안씨 가문 상황이 너무 안 좋아요. 시너지 그룹도 겨우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는데 이대로 두고 갈 수는 없어요.”
“뭘 걱정하는지 잘 알아요. 하지만 나와 진욱 씨는 절대 불가능해요. 그건 유나 씨가 더 잘 알고 있을 거로 생각해요.”
“그런데 진욱 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잖아요!”
서유나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이렇게 말했다.
“진욱 씨는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요. 진욱 씨는 두 사람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난 그냥 대역에 불과해요. 나라고 모르는 줄 알았어요?”
“만약 희주 씨가 사라져 준다면 난 대역이 아니게 되잖아요. 그런데 대체 왜 돌아온 거예요?”
너무 차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