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7장 은혜를 갚다
디오는 내 변명에 크게 놀란 것 같았다.
그는 입을 떡 벌린 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입을 열었다.
“로아 씨는 다리가 긴 편이시죠...”
“그렇죠.”
나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 나를 쳐다봤다.
내가 오후에 한가하다는 걸 알게 된 디오는 다시금 사업가의 본성을 드러냈다.
“그럼 우리 회사 지사로 와서 디자인 좀 봐주시면 안 돼요?”
내가 고개를 저으려고 하자 그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구해준 사람한테 은혜를 이렇게 갚을 생각이세요?”
“제가 아니었더라면 로아 씨는 구경거리로 됐을 거예요.”
그 창피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가시죠. 대신에 저녁은 디오 씨가 사주셔야 해요.”
“걱정 마세요. 전 정말 좋은 대표니까요.”
디오가 여우처럼 웃으며 말하는 모습에 나는 뭔가 속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디오의 회사에 도착해서야 나는 내가 속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그렉 그룹은 스턴국에서 그렇게 큰 회사가 아니었다. 몇몇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상태였지만 디자인 면에서 턱없이 부족했다. 입찰에서 몇 번 실패하게 되어서 마음이 급해 난 것이었다.
나는 엉망인 서류 정리 상태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니까 문제가 상당히 크다는 거죠?”
“로아 씨, 직원을 더 뽑아야 할까요? 아니면 어떻게 할까요?”
디오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나는 그의 얼굴을 찡그리며 대답했다.
“디오 씨는 일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었잖아요.”
“그럼 로아 씨는 일을 좋아하세요?”
그는 나를 의아하게 쳐다봤다.
나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는 일하는 걸 좋아해요. 재미있기도 하고요.”
디오는 나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상한 사람이시네요. 일하는 걸 그렇게 좋아하신다면 저희 회사를 재편성해 보실래요?”
“돈은 제대로 줄 거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디오는 미소 지으며 나를 쳐다봤고 나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내가 동의하지 않으면 아마 아까처럼 금방 있었던 일로 몰고 갈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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