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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장 자살

문정우는 나를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지만 나는 거절했다. 호텔로 돌아가는 것뿐이었기에 혼자서도 충분했다. “선배, 먼저 가보셔도 돼요. 전 좀 돌아다녀야겠어요.” “괜찮아?” 문정우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나는 마음속의 감정을 억누르며 괜찮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선배, 의사 선생님께서도 상태가 아주 좋다고 했는데 뭐가 문제겠어요?” “민혁 오빠랑 선영 씨의 일은 이미 알고 있었어요. 오빠가 저한테 말해줬었거든요.” 안민혁은 처음부터 나한테 잘 설명해 줬었다. 그저 어떻게 감정을 조절해야 할지 그 방법을 몰랐을 뿐이었다. 그때,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전화 화면을 보니 안민혁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나는 문정우에게 전화 화면을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봐요. 민혁 오빠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저 진짜 괜찮으니까 걱정 마시고 먼저 가보세요.” 문정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택시를 타고 떠났다. 나는 깊이 숨을 쉬고 전화를 받았다. “희주야, 어디 있어?” “나 호텔로 돌아가는 길인데 왜?” 나는 안민혁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 괜찮은 척 울먹이는 목소리를 숨기려고 애썼다. 그는 지금 장모님이 옆에 있는지라 자리를 떠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오늘 선영이 어머님께서 갑자기 회사로 오셨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점심을 같이 먹게 된 거야.” “너랑 정우 씨를 만날 줄은 몰랐어. 그러니까 아까 선영이 어머님께서 한 말...” “응, 말 안 해도 다 알아.” 내가 그렇게 말하자 안민혁은 안심한 듯했다. “좋아. 퇴근하고 나서 사무실에서 기다릴게.” 내가 대답하려던 찰나, 전화 너머로 유선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혁아, 엄마가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까 봐 좀 보러 오라고 하셔서...” “아까 디자인팀 직원들이 오후에 회의를 하자고 하던데 어떻게 할 거야?” 안민혁이 전화를 끊었다. 순간, 나는 조금 마음이 아팠다. 아니, 어쩌면 많이 슬펐는데 내가 외면한 걸지도 모른다. 유선영이 내 공로를 전부 가져가 버렸다. 내가 한 디자인들이 안민혁과 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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