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5장 함정
“혹시 프로젝트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거예요? 효정 씨 오빠한테 꾸중 들으면 어쩌려고요?”
안소연은 역시 사람 염장 지르는 것 하나는 뛰어났다. 손효정이 뭘 가장 신경 쓰는지 알고 있어 일부러 이런 말을 한 걸 보면. 심지어 목소리를 살짝 높이기까지 했다.
“안후 그룹에 수익이 생기면 안씨 가문도 돈 버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왜 그런 건 아예 신경도 안 써요? 정말 안씨 가문 사람 맞아요? 어쩜 회사 명예를 신경 쓰지 않지?”
안소연도 내가 생각한 걸 생각한 것 같은데, 손효정은 안씨 가문 딸 역할극에 푹 빠져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회사 사람들도 점차 문제를 발견할 거다. 안씨 가문 아가씨가 일은 신경도 쓰지 않고 회사 명예만 실추한다고.
손효정은 얼굴이 창백해져 결국 한마디도 못한 채 뾰로통해져서 제자리로 돌아갔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손효정은 자기 백을 챙겨 칼퇴했고 다른 사람들은 나와 함께 남아 회의하고 디자인을 수정했다.
그러면서 이상한 점을 하나를 발견했는데, 디테일한 부분에 문제가 생긴 게 한두 개가 아니었다.
물론 디자인이 아직 완성된 건 아니지만, 기초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결국에는 문제가 터진다.
제니도 그걸 발견했는지 문제가 있는 부분에 동그라미를 쳐 나에게 보내주었다.
[이 부분 모두 문제가 있어요. 그리고 일부 파일은 고의로 숨긴 것 같은데, 뭔가 구린 냄새가 나요.]
제니도 예전에는 중요한 파트를 담당하지 못해 손효정한테서 일거리를 많이 받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중요한 자료를 접하자 바로 이상함을 눈치챘다.
손효정이 디자인한 부분은 왠지 이상했다. 원래대로라면 손효정 실력으로 디테일한 부분을 이렇게 정교하게 디자인해 낼 리 없다. 게다가 디자인할 때 보이는 작은 습관들마저 달랐다.
하지만 손효정의 디자인은 창의적일 뿐만 아니라 디테일에 약간씩 문제가 있었다.
만약 제니가 주의하지 않고, 나도 비슷한 디자인 경험이 있는 게 아니었다면 정말 발견하지 못했을 거다.
그런데 이게 만약 손효정이 디자인한 게 아니라면?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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