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2장 따라하다
나와 안소연은 디오와 접점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디오가 우리 둘을 도와준 사실은 빠르게 퍼졌다.
사실 레노가 뭘 하려는 건지 대부분의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
회사는 그리 크지 않았고 모든 부서에서 서로 협력했기에 소문은 빠르게 퍼졌다.
손효정은 그 사실을 알게 된 뒤로 사무실에서 노발대발했다.
사무실을 청소하는 사람이 없냐는 둥, 디자인에 문제가 있다는 둥 트집을 잡거나 동료가 화장실에 오래 있으면 그걸로도 화를 냈다.
마치 그녀야말로 이 회사 사장인 것처럼 말이다.
디오가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상태였다.
“디오 씨, 여긴 뭐 하러 온 거죠? 또 누구 편을 들어주려고요?”
손효정은 매서운 눈길로 나와 안소연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으로는 부족해서 이번에는 디자인팀을 도와주러 온 건가요?”
디오는 코를 만지작거리면서 신사답게 그녀를 향해 웃어 보였다.
“전 회의를 하러 온 건데요. 잊은 건가요?”
“회의요?”
손효정은 서류로 책상을 쾅 내리쳤다.
“디오 씨, 안후 그룹은 일하는 곳이에요. 디오 씨가 여자에게 작업을 걸만한 곳이 아니라고요.”
나는 고개를 숙이면서 눈썹을 치켜올렸다. 손효정은 연기에 너무 몰두한 듯했다.
디오는 그녀에게 가방을 하나 사준 것뿐이었다. 게다가 협력하는 사이니 식사를 몇 번 한 것뿐인데 자신이 디오의 여자 친구라도 된 줄 알았던 걸까?
아니면 안씨 일가의 딸이라는 신분이 있으니 디오가 분명 자신을 챙겨줄 거라고 확신했던 걸까?
당연하게도 디오에게는 그런 수작이 먹히지 않았다. 그는 곧장 우리에게로 걸어왔다.
“레노 씨가 제대로 조사할 거라고 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전 회의를 하러 온 건데 왜 두 사람은 항상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거예요?”
안소연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내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죄송해요. 저희가 맡은 프로젝트가 아니라서요.”
디오는 짧게 대답하더니 몸을 돌려 손효정을 바라보았다.
“손효정 씨, 이제 회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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