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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장 잘 살아남기

배진욱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리더니 말했다. “희주야 나 한 두날 보는 거 아니잖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일 아니야? 네가 일하기 좋아하는 거 나도 알아.” 배진욱이 이 모든 걸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얘기하자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지만 스턴국의 프로젝트를 이렇게 끄는 건 회사에 불리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우리 작업실에서는 참여하지 않을 테니까 재연 그룹 디자인팀에서 진행한다고 두 사람에게 전할게. 내가 죽고 나면 이 사람들 그만 괴롭히고 놓아줘.” 나는 더는 앉아 있을 힘이 없어 침대에 누웠고 눈도 제대로 떠지지 않았다. 요즘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몸이 너무 피곤해 미칠 지경이었다. 배진욱이 그런 나를 한참 동안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몸을 돌려 입구 쪽으로 걸어가 손을 손잡이에 올려놓고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희주야, 죽기만 해봐. 저 사람들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 잘 살아남아.” 배진욱이 문을 박차고 나갔지만 나는 오히려 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죽으면 저 사람들은 해방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 스턴국의 프로젝트도 다시 시작되며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오직 나만 살날을 세고 있었다. 고요한 나날이 계속될 줄 알았는데 안소연이 눈물범벅이 되어 병실로 찾아왔다. “희주야, 고작 몇 달 사이에 왜 이렇게 변한 거야? 나랑 다시 스턴국 가자. 죽든 살든 무슨 상관이야. 나 자신이 사는 게 제일 중요하지.” 안소연은 콧물을 깊게 들아마셨지만 콧물이 자꾸만 흘러나왔다. 나는 그런 안소연이 안쓰러워 얼른 종이로 콧물을 닦아줬다. “아이고, 아가씨, 나 좀 살려줘. 돌아가서 네가 만든 요리를 먹을 바에는 그냥 안 먹고 말지. 하늘도 내 목숨을 조금이라도 연장해 주려는데 스스로 죽을 방법을 찾는 건 그렇잖아. 오빠까지 데리고 함께 돌아가자.” 안민혁 말이 나오자 나는 시선을 아래로 축 늘어트린 채 고개를 저었다. “민혁 오빠 바쁘잖아.” 안민혁이 바쁜 건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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