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장
정지헌은 편안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이를 본 김소정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역시 대표는 다르네. 출근도 자기 마음대로야.’
김소정은 고개를 숙인 채 어제 포장해 온 두리안 케익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막 문을 열려던 찰나 남자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 공사장 하루 쉬어.”
김소정은 의아했다.
“왜요?”
정지헌은 무표정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답했다.
“어제 새벽까지 놀았는데 어떻게 일하겠냐. 네 선배가 숙취 가득한 채로 일하다가 사고라도 당하면 어떡해. 나는 내 현장에서 그런 일 일어나는 게 싫어.”
“아...”
‘그런 거면 미리 얘기해주지. 더 잘 수 있었는데 괜히 일어났네.’
소파에 앉은 김소정은 두리안 케익이 먹고 싶었지만 괜히 냄새를 맡고 짜증 낼 정지헌이 신경쓰여 참을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배를 쓰다듬으며 그가 외출하기만을 기다렸다.
허이준에게 문자를 보내려고 핸드폰을 꺼낸 김소정은 어젯밤에 보낸 돈을 아직까지 안 받은 정지헌을 발견했다.
그녀는 입술을 오므리고 그의 눈치를 살폈다.
“돈 보냈는데 왜 안 받아요?”
정지헌은 잡지를 내려놓고 웃으며 답했다.
“내가 70만 원이 모자랄 것 같아?”
“그런 게 아니라 당연히 돌려줘야 하는 돈이라서 보낸 거예요.”
“네 선배가 계산해 줬다면 이렇게까지 선을 긋지는 않았겠지?”
김소정은 갑자기 허이준을 언급하는 그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설령 허이준이 계산했더라도 신세를 지면 안 되기에 이 돈은 돌려주는 게 맞다.
막 설명하려고 입을 열던 찰나 정지헌이 갑자기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밥 먹어야지.”
제안이 아니라 명령이었다.
김소정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테이블 위에 놓인 케익을 가리켰다.
“전 이거 먹으면 돼요. 상하기 전에 먹어야죠.”
정지헌을 테이블 위에 놓인 케익을 힐끗 쳐다보고선 말없이 가버렸다.
‘그래, 먹어. 배탈 나더라도 내 알 바가 아니지.’
‘차라리 배탈 나서 뱃속에 있는 잡종까지 없애면 되겠네.’
정지헌은 싸늘함을 내뿜었다.
아이를 지금까지 김소정의 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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