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장 너무 빨리 찾아온 행복

그날 밤. 진설아는 새벽이 돼서야 울기라도 한 듯 붉어진 눈으로 돌아왔다, 슬리퍼를 질질 끌며 진설아의 앞으로 간 내가 물었다. “설아야, 누가 널 울린 거야? 허영재야?” 진설아는 입술만 꾹 깨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화가 치민 내가 바로 베개 밑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허영재의 연락처를 찾은 나는 당장에라도 전화를 걸어 제대로 따져 물을 생각이었다. 그때 진설아가 와앙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얼마나 서럽게 울던지 한참을 달래고 나서야 진설아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유를 말했다. 알고 보니 진설아랑 허영재는 남매사이였다. 다만 혈연관계는 없는 사이였다. 10년 전 진설아의 엄마는 허영재의 아버지와 재혼을 했고 재혼 가정의 두 아이는 하는 수 없이 한 지붕 아래에서 부대끼며 사는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의 진설아는 고작 7, 8 살밖에 되지 않았다. 낯선 환경에서 그녀는 우는 걸로 감정을 표출했고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허영재는 입을 꾹 다물고 해명하기를 싫어했다. 그래서 허영재의 아버지는 허영재가 진설아를 괴롭힌다고 생각해 진설아가 울기만 하면 허영재를 혼냈었다. 그에 허영재는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진설아에 대한 적의가 나날이 심해졌다. 그러다 반년 전, 진설아는 수능 준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고 감정을 분출할 곳을 찼던 중 아주 괜찮은 인터넷 친구를 알게 됐었다. 그 친구는 진설아에게 링크를 보냈고 웃긴 영상인 줄 알았던 진설아는 아무 의심 없이 링크를 열었다. 열고난 다음에야 그것이 야한 동영상이란 걸 알아챈 진성라는 당황하며 끄려고 했지만 어떻게 된 건지 핸드폰으로 아무리 해도 꺼지지가 않았었다. 그리고 진설아가 다급함에 귀기 새빨개져 있을 때 별안간 허영재가 안으로 들어왔다. 휴대폰에서 들려오는 신음 소리는 더없이 선명했다. 진설아가 아무리 해명을 해도 허영재는 진설아가 어린 나이에 나쁜 짓을 한다고 확신했고 진설아가 야한 영상을 본다는 것을 말하려고 했었다. 끝내 진설아가 애걸복걸하고 나서야 허영재는 그만두었다. 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