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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장 애원

너무 갑작스러운 동작에 나는 순간 멈칫했다. 그러다 멈춘 머리가 다시 돌아가며 무언가를 인식할 때쯤 놀라서 살짝 벌려진 입은 이미 성영준에게 거칠게 삼켜지고 있었다. 만약 산속에 있었던 밤은 그저 짧은 입맞춤이었다면 지금의 자비 없는 움직임은 벌이라도 내리는 듯 거칠었다. 호흡을 주고받는 그 틈새로 옅은 피 맛이 느껴졌지만 성영준은 알아채지 못한 듯싶었다. 한 손으로는 내 두 손목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내 턱을 잡은 그는 오래도록 굶주린 늑대마냥 잔인하고도 거칠게 나의 입술을 훔쳤다. 지난 생이든 이번 생이든 나는 이토록 격렬한 입맞춤은 겪어본 적이 없었다. 이내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 탓에 얼굴이 붉어졌다. 숨이 부족한 느낌은 점점 더 강렬해졌다. 겨우 다시 회귀했는데 이대로 성영준과 입을 맞추다 죽을 수는 없었다. 나는 소리를 내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을 뿐만 아니라 되레 성영준이 파고들 틈만 준 꼴이 되었다. 그의 말캉한 혀가 그대로 나의 안으로 침범했다. 그 긴 입맞춤에 눈앞에서는 별이 보였고 금방이라도 숨이 부족해 넘어갈 것 같았다. 그러다 성영준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또 그럴 거야?” “아, 아니요….” 깜짝 놀란 나는 성영준이 말하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다급하게 애원부터 했다. 성영준은 어둡게 가라앉은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소지안, 넌 아직 학생이야. 누구 복근을 만질 생각은 하지도 말고 아무 남자한테나 기대고 그러지 마. 알겠어?” 언제든지 다시 입을 맞출 기세에 놀란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네, 네 기억했어요.” “다음에 또 그러면 질색할 정도로 끝내지는 않을 거야!” 성영준의 말에 나는 화들짝 놀랐다. 다음에 이 정도가 아니라면 ㅁ, 뭔데? 설마 침대에서 못 내려오게 하려는 건 아니겠지? 나는 깜짝 놀란 얼굴을 했다. 그때, 성영준이 차갑게 굳은 얼굴을 하고 몸을 일으켰다. 깔끔한 옷차림의 그에 비해 나는 지금 온통 흐트러져 있었다. 두 번을 시도해도 일어날 기운이 없어 주저앉은 나는 드디어 키스를 하다 다리가 풀리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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