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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장 평생 묶였으면

침대는 나에게 있어 사적인 영역이었다. 아무리 사이가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함부로 침대에 오를 수는 없었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옷을 갈아입지 않고는 절대로 침대에 앉지 않는 것이 나의 습관이었다. 하지만 임유민은 제 멋대로 신발을 신고 내 침대에 올라갔다. 그건 나의 인내심의 마지노선에서 널을 뛰는 것이었다. “발 내려!” 나는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과자를 먹던 임유민은 발을 내리기는커녕 되레 발자국을 더 남기더니 가련한 척 말했다. “화를 내? 감히 나한테 화를 내?” “하, 화를 낼 뿐만 아니라 때리기도 할 거야!” 망할! 다시 한번 살면서 이 정도까지 화를 낸 건 손에 꼽았다. 지금 이불에 발을 올린 임유민은 성공적으로 내 화를 돋우었다. 나는 가방을 들어 내려치려는데 성지태가 달려들었다. “소지안, 민아는 지금 임산부야!” 성지태는 마치 기사라도 되는 양 임유민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의 뒤로 쏙 숨은 임유민은 우쭐한 체했다. 아마도 내가 슬퍼할 거라고 생각한 건지 내 앞에서 임유민은 눈썹을 들썩이더니 도발하는 얼굴로 뒤에서 성지태를 끌어안았다. 하, 포옹뿐이 아니라 어디 야한 잡지에 나오는 꼴을 내 눈앞에서 보여준다고 해도 나는 전혀 슬프지 않았다. 나는 눈을 흘긴 뒤 성지태를 차갑게 쳐다봤다. “쟤가 임산부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인데. 내 애를 가진 것도 아닌데. 그럼 넌 임신했다는 걸 알면서도 감히 굳이 주경시까지 데리고 와?” 성지태가 입을 열기도 전에 나는 계속 입을 열었다. “지금 당장 네 귀한 임산부 데리고 여기서 꺼져! 안 그럼 가만 안 둘 거야.” 성지태가 입을 열기도 전에 그의 뒤에 기대있던 임유민이 조롱하듯 말했다. “가만 안 두겠다고? 소지안, 잊은 거야? 내 예비 신랑은 성씨 가문 사람이야.” “그리고 네가 일하는 이 회사는 성한 그룹 휘하의 회사고. 보잘것없는 직원 주제에 감히 그룹 후계자한테 무례하게 굴다니. 잘리고 싶어?” 예비 후계자라는 말에 나는 지난 생이 떠올랐다. 성영준은 나와 성지태를 이어주기 위해 힘겹게 일궈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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