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안았다
성영준은 감정을 너무 잘 숨겼다.
무표정한 얼굴로 내 앞에 다가온 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냉담함과 차가움만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런 그라도 나의 눈에는 금욕적이고 섹시해 보였다.
성영준의 아우라가 아무리 차갑다고 해도 나는 두렵지 않았다.
붉은색 원피스에 머리를 높게 올려묶은 나는 보조개가 깊게 패일 정도로 웃은 나는 그가 팔을 뻗어 나를 안아주기를 기다렸다.
“소지안, 장난치지 마.”
성영준은 또다시 어른 같은 말투로 말했다.
뭐야, 고작 나보다 8살밖에 많지 않은 주제에 이렇게 노인 행세를 해야 하는 거야?
한 번 안아주지도 않고.
쫌생이!
나는 서러움에 입술을 삐죽였다. 밉다는 듯 그를 보는 두 눈에는 온통 눈물이 가득했다.
성영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여기 지금 밖이야.”
하하하, 역시 세게 나가는 것보다는 애교가 먹히는 남자였다.
나는 얼른 기분이 좋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두 눈을 반짝였다.
“그럼 방에서는 안아도 된다는 거네요? 그럼 삼촌 방은 어디예요? 얼른 방으로 가요!”
“조심해!”
성영준이 별안간 크게 외쳤다.
무슨 일인지 미처 반응을 하기도 전, 허리가 확 감기더니 세상이 돌았다. 다시 제대로 섰을 땐 난 이미 성영준의 품에 안겨 있었다.
그리고 옆에는 한 무더기의 물건이 와르르 소리를 내며 쏟아지고 있었다.
기다란 의료용 카트 위의 물건들이 전부 바닥에 쏟아졌다.
청소부 두 명이 당황해하다 서둘러 허리를 숙여 사과를 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차를 제대로 못 잡아서…. 괜찮으세요?”
나는 그제야 성영준은 한 팔로는 나를 안고 다른 한 팔로는 카트를 잡고 있는 걸 발견했다.
만약 성영준이 제때 나서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쯤 이미 통제를 잃은 카트에 부딪혀 넘어졌을지도 몰랐다. 어쩌면 카트가 내 몸 위로 넘어갔을지도 몰랐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카트에 실린 건 폐기 의료용 도구라는 것이었다.
대부분은 유리병이었다.
깨진 유리병에 찔리는 건 큰 일도 아니었다. 만약 감염이라도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큰일이었다.
성영준의 얼굴에 불쾌함이 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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