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문이 닫힌 후 주강빈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마구 병실 문을 두드렸다.
“수아야, 내 말 듣고 있지?”
“제발 한 번만 들어줘.”
“일부러 그 사실을 숨기려던 건 아니야. 애초에 걔가 먼저 내가 취한 틈에 침대에 기어 올라왔어.”
“그 즉시 해결했어야 했는데 엄마, 아빠가 또 전화 오셔서 아이를 재촉하는 바람에...”
“네가 아이를 낳는 고통은 겪게 하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단지...”
뒤에 말은 주강빈도 차마 입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물론 신수아도 다 알아들었다.
그녀는 문을 등지고 서서 야유에 찬 눈길로 변했다.
‘내게 아이를 낳는 고통은 주기 싫고, 마음의 고통은 선뜻 내준 거야?’
마음의 고통은 언제나 육체의 고통을 뛰어넘는 법이다.
주강빈의 외도를 알게 된 날 신수아는 너무 괴로운 나머지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전에 주강빈의 정성 어린 보살핌을 받으면서 그녀도 슬슬 병원에 오는 횟수가 줄어들었는데 그날만큼은 극도의 슬픔으로 호흡 알칼리증을 앓아서 하마터면 수술대에서 내려오지 못 할 뻔했다.
그 당시 주강빈은?
한창 차유리와 침대를 뒹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많고 많은데 그는 유독 가장 난감한 쪽을 택했다.
그때 차유리에게 돈을 내던지고 해결했다고 해도 이미 한번 잔 여자이기에 주강빈의 소유욕으로 나중에도 무조건 신수아 몰래 만나러 갔을 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바로 그날 취한 뒤에 침실로 돌아오는 거였는데...
차유리가 그의 침대에 기어오르기 전부터 이 남자는 서서히 차유리를 향한 태도가 묘하게 변해갔다.
전에는 여자라면 오직 신수아 한 명뿐이더니 언제부턴가 차유리가 더 불어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차유리가 먼저 침대에 기어올랐다는 건 단지 주강빈에게 당당하게 바람을 피울 핑곗거리를 제공해주는 것밖에 안 된다.
신수아는 고통스러운 마음을 안고 눈을 질끈 감았다. 주강빈이 아무리 애원해도 어떠한 대답이 없었다.
몇 시간이 지났지만 주강빈은 지칠 줄 몰랐다.
그녀한테서 정확한 대답을 들을 때까지 버틸 기세였다.
쉴 새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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