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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소정운은 화가 나서 이씨그룹으로 뛰어 들어갔다. 장하늘 이모가 뉴스 내용을 보내줘서야, 그녀는 변섭 오빠가 결혼 발표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그 여우가 누구인지 직접 보러 왔다. 만나면 그 년의 얼굴을 할퀴어 버리고, 옷을 다찢어버려 길거리로 내던질 것이다! 소정운은 하이힐을 신고 재빠르게 걸어갔고, 바닥은 방금 청소를 한 탓에 미처 물이 마르지 않아, 하마터면 미끄러져 넘어질 뻔했다. "아!!" 소정운은 비명을 지르며 "어떤 년이 날 해치러 하는 거야!"라고 소리쳤다. 이씨그룹의 직원들은 전부 소정운을 알고 있었고, 그녀의 성격이 교만하고 트집을 잘 잡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모두 그녀를 멀리 피해 있었다. 오직 강수지만이 무슨 상황인지 모르고 여전히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소정운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바로 그녀를 발견하고 "어이, 거기 청소부, 이 바닥 네가 닦은거지! 당장 여기 좀 와!"라고 소리쳤다. 강수지는 고개를 들어 "절 부르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맞아! 무릎 꿇고 바닥의 물기를 다 닦아!" 강수지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소정운은 더 화를 내며 말했다. "말귀를 못 알아 듣는거야? 방금 내가 넘어졌으면 넌 여기서 그대로 쫓겨났을거야!" 강수지는 그녀를 바라보며 "알아 듣게 말해야 알아 들을거 아니에요?"라고 반박했다. "너!!" "그리고 저기에 분명 '청소중, 바닥이 미끄러우니 조심하세요.'라는 팻말이 있잖아요. 글을 못 읽는 건가요?" 강수지가 계속하여 말을 이어갔다. 소정운은 감히 청소부 따위가 자기한테 이렇게 말대꾸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너 따위가 감히 나한테 말대꾸를 해? 내가 널 당장 해고할거야!" 강수지는 오히려 "절 해고한다구요? 당신이 뭔데요?"라고 되물었다. 소정운은 자랑스럽게 말했다."난 변섭 오빠의 약혼녀 소정운이야!" 네가 이변섭의 약혼녀면 난 와이프다, 어쩔건데. 하지만 강수지는 속으로만 생각하도 입 밖으.로 이 말을 내뱉지는 않았다. 소정운의 기세로 보아 싸우러 온게 틀림없다! 강수지가 지금 만약 자기 신분을 밝힌다면 소정운은 분명 그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이다. 그녀는 감히 이 부잣집 공주님을 건드릴 만한 깜냥이 못된다. "야, 청소부, 이젠 내가 누군지 알겠지? 왜? 벙어리라도 된거야?" 소정운이 소리쳤다. "아, 근데 제 기억이 맞다면, 대표님이 오늘 공개한 결혼 소식에서 신부는 아마 정운 아가씨가 아니였던 것 같은데요. 그럼 당신은 지금 아무것도 아닌거잖아요." 강수지는 옅은 미소를 띄며 말했다. 이는 소정운의 정곡을 찔렀다. "그 뉴스는 가짜야. 변섭 오빠가 다른 여자랑 결혼할 리가 없어! 우리 사이엔 혼약이 있다고, 변섭 오빠 아버님이 생전에 정해준거야!" 그런거였구나. 어쩐지 소정운이 이토록 당당하더라니. "화이팅." 강수지는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말을 이어갔다. "하루라도 빨리 당신의 위치를 되찾길 바래요. 난 당신을 믿어요." 이씨 가문 사모님 자리는 그녀에게 있어 어차피 너무나도 부담스러운 것이다. 소정운이 그 자리를 되찾아 간다면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기뻐할 것이다. "어?" 소정운은 그녀의 반응에 오히려 어리둥절해졌다. "날 지지하는 거야?" "물론이죠. 아주 매우 굉장히..." 강수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소정운은 날듯이 기뻐하며 누군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변섭 오빠!" 이변섭은 언제 나타났는지 그 자리에 있었고, 강수지는 온몸이 굳어진 상태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약간의 당황함을 느꼈고 더욱이는 두려움을 느꼈다. 방금 그녀가 한 말을 이변섭은 아마 다 들었을 것이고, 그를 불쾌하게 했으니... 그 결과는 아마 비참할 것이다. 이변섭은 그곳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고귀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고, 낯색이 엄청 안 좋았다. "변섭 오빠! 이 청소부 때문에 내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 했어. 그런데 이 청소부가 나한테 계속 꼬박꼬박 말대꾸를 하고 있어. 오빠가 좀 혼을 내줘!" 강수지는 고개를 숙이고 긴장한 표정으로 아래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어떻게 혼내고 싶은데?" "무릎 꿇고 내 신발과 땅에 있는 물기를 닦게 해줘요." 이변섭은 강수지를 보며 "들었지?"라고 말했다. "들었으면 당장 움직여!" 소정운은 이변섭을 등에 업고 기세등등하여 말했다. 이변섭 앞에서 그녀는 "싫다"는 말 따위 할 자격이 없다. 강수지는 "네."라고 바로 대답했다. 그녀는 깨끗한 걸레를 가져와 무릎을 꿇고 조심스럽게 소정운의 신발을 닦았고, 대리석에 그녀의 초라한 모습이 비춰졌다. 소정운은 득의양양해서 웃었다. 허리 굽혀 열심히 닦고 있는 강수지의 모습을 본 이변섭은 차갑게 웃었고, 속에서는 분노가 차오르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씨 가문의 사모님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데! 그녀는 그와 결혼한게 그렇게 억울한가? 그녀는 억울해도 참아야만 한다! 이변섭은 일부러 그녀의 앞으로 지나갔고, 구두로 그녀의 걸레를 밟으며 그녀의 손가락을 짓밟았다. 강수지는 손을 움직이지 않았고, 그냥 그가 밟도록 가만히 있었다. 이렇게 하면 그의 화를 조금이나마 가라앉힐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변섭 오빠, 오빠 정말 결혼한거에요?" 소정운은 마치 껌딱지처럼 변진섭의 뒤를 따르며 말했다. "근데 오빠가 전에 아버님과 나랑 결혼할거라고 약속했잖아요..." 이 결혼은 장하늘이 그의 아버지에게 귓바람을 넣어 정한 것이다. 왜냐하면 장하늘은 소정운과 사이가 좋았기 때문이다. 어젯밤... 장하늘은 소정운을 변진섭의 침대로 보내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이변섭은 그녀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맞아, 아버지에게 약속했지." 이변섭은 그녀와 말대꾸조차 하기 귀찮았다. "그럼 내 아버지를 찾아가서 얘기해봐." 소정운은 할 말을 잃었다. 지금 이 말은 그냥 죽으라는 얘기잖아! "그리고 넌 내 직원한테 이래라 저래라 할 자격 없어." 소정운은 너무나도 화가 나 발을 동동 굴렀다. 변섭 오빠의 마음 속에서 그녀는 청소부보다도 못한 존재라니!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가 닫겼고, 소정운은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 퇴근 시간, 밖에서는 비가 억수로 쏟아졌고 이는 강수지가 일하는데 큰 어려움을 가져다 주었다. 청소를 마치고 나니, 너무 힘들어 허리도 제대로 펼 수 없었다. 그러나 이변섭의 주변에는 항상 그를 돌봐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범지훈이 우산을 씌워주고 기사님이 문을 열어주었다. 그와 그녀는 처음부터 같은 세상 사람이 아니였다. 그는 강수지를 한번 흘깃 보고는, 범지훈에게 뭐라고 낮게 얘기했다. "사모님, 대표님께서..." 범지훈은 그녀에게로 다가와 헛기침을 몇번 하고는 "사모님더러 걸어서 집으로 오라고 하십니다."라고 말했다. 차로 가도 30분이나 걸리는 데, 이렇게 큰 비가 오는 날 우산도 없는 강수지가 걸어서 집까지 가면... 분명 감기 몸살이 나고 말 것이다. "알겠어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강수지의 담담함에 범지훈도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 "사모님, 사모님께서 조금만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대표님께 잘 얘기하시면 지금보다 훨씬 편할텐데요." 그녀는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말이 없었다. 무작정 숙이고 들어간다 해도 이변섭의 연민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가 원하는게 그녀의 처참한 모습을 보는 것이니까. 강수지는 천으로 된 가방을 머리에 쓰고 비 속으로 뛰어들었다. 제경채. 이변섭은 발코니에 서서 비 속에서 뛰어오는 강수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젖은 옷이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를 더 잘 드러나게 했고 속옷이 살짝 비쳐 보였다. 그의 눈빛이 갑자기 어두워졌고, "이 여자 일부러 이러는거 아니야!"란 생각이 들었다. 이변섭은 점점 더 화가 나서 외투를 손에 들고 계단을 내려갔다. 별장 입구. 강수지가 지붕 아래에 도착하자 마침 장하늘이 집 안에서 걸어나오고 있었고 둘은 정면으로 부딪쳤다. "아이코, 내 뼈가 부러지는 줄 알았네." 장하늘은 그녀를 노려보며 "새로온 도우미야? 왜 이렇게 덤벙거려!"라고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사과를 마친 강수지는 자리를 피하려고 했으나, 장하늘이 그녀의 앞길을 막고 서서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집사, 이렇게 젊고 예쁜 여우같은 애를 제경채에 두면 어쩌자는 거야? 아니면... 이변섭이 시킨건가?" "장 사모님, 이분은 저희 사모님입니다." 집사가 다시 한번 얘기했다. "저희 제경채의 안주인이십니다." 장하늘은 표정이 바로 바뀌며 "너야? 그날 얻어 걸린게 너였구나!"라고 말했다. 그녀가 온갖 심혈을 기울여 겨우 기회를 봐가며 이변섭의 물에 약을 타 소정운을 이변섭의 침대로 보내려고 했는데, 이 여자 좋은 노릇을 한거라니! 강수지는 그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였고 "얻어 걸리다니요?"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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