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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장

온서우의 이름이 들려오고 또 정재욱과 단둘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정서준은 바로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며칠 전 선도동에서 들었던 소문이 떠올라 입술을 꾹 다물고 표정을 굳혔다. 생각에 잠겨 있는데 면담실 밖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대대장님!” “저희 돌아왔습니다!” 아까 온서우와 대화를 주고받았던 장기훈을 비롯한 세 사람이었다. 공군 본부에서 회의를 마치고 정서준에게 회의 내용을 전달하러 왔다. 그러나 면담실 안을 들여다보고 외부인을 확인한 그들은 섣불리 회의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대대장님, 방금 입구에서 남동생님과 여동생님을 만났지 말입니다.” 여동생을 입에 올리자 세 사람은 저도 모르게 또 얼굴이 붉어지고 두 눈을 반짝거렸다. 장기훈이 용기를 내어 물었다. “대대장님, 혹, 혹시 온서우 동생분 남자 친구 있습니까?” 그 말을 끝으로 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정서준을 향했고 눈도 깜빡이지 않고 대답을 기다렸다. 세 사람의 얼굴을 척 보면 무슨 상황인지 알 것 같았다. 정말 대단도 하지. 기지 안으로 들어도 오지 않았는데 벌써 소문이 안으로 퍼지고 있었다. 정서준은 얼굴을 굳히고 바로 호되게 혼을 냈다. “멍청한 것들! 다들 여자 처음 봐?” 그 말에 세 사람은 빠르게 자세를 고쳤다. 그런데 말투를 들어보니 정서준이 왠지 불쾌해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예쁜 여자를 만나보지 못한 게 아니었다. 문제는 그 예쁜 여자가 바로 오늘 처음 만난 정서준의 동생 온서우 인 것이었다! 그 미모를 어느 남자가 잊을 수 있겠는가? 세 사람은 정서준이 대체 무슨 의미로 그 말을 꺼낸 건지 알 수 없었으나 면담실에 있는 다른 두 여성을 보며 빠르게 대화를 종료했다. “대대장님, 그럼 먼저 일 보시고 잠시 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정서준이 대답이 없자 그들은 빠르게 줄행랑을 쳤다. 세 사람이 떠나고 주지영은 정서준의 차가운 얼굴을 바라보다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서준 오빠, 저번 주 엄마가 서우에게 소개해 준다고 했는데 서우가 먼저 일자리를 찾겠다고 소개팅을 거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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