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장

온서우의 가벼운 칭찬에도 정재욱은 얼굴이 점점 붉어지더니 어느새 귓불까지 빨개졌다. “내가 정말 네 말처럼 좋은 사람이야?” 온서우는 정재욱이 이렇게 순수한 사람일 줄은 몰랐다. 그래서 확신을 담아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오빠는 세상에서 제일 대단하고 착하고 훌륭한 남자예요. 그건 의심할 필요가 없어요.” 그러자 부끄러워진 정재욱은 또 머리카락을 배배 꼬았다. 제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결론을 가지고 정재욱은 또 어려운 질문을 했다. “서우야, 그럼 앞으로 예슬이랑은 어떻게 지내야 하는 거야? 난 예슬이한테 그런 마음이 없는데 또 너무 다정하게 다가가면 오해할까 봐 걱정돼. 그렇다고 또 거리를 두면 내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할 거고 그러면 부모님이 나한테 뭐라고 할 것 같은데. 이것 참...” 온서우는 정재욱의 짙은 다크써클을 보며 요즘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정재욱은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는데 지예슬은 매일매일 편하게 먹고 자고 했으니 역시 사람은 뻔뻔하게 사는 게 답이었다. 여자는 여자의 마음을 잘 알지만 온서우는 정재욱처럼 단순한 남자를 한번 구제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오빠, 입장 바꿔서 한번 생각해 봐요. 예슬 언니가 오빠한테 그런 행동을 하고 앞으로 부끄러워서 어떻게 할까 라는 고민을 했을까요? 그런데 오빠가 왜 먼저 고민하고 있어요? 예슬 언니가 조금이라도 생각해 봤다면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러니까 오빠는 그냥 평소랑 똑같이 하면 돼요. 그저...” “다시 단둘이 있을 기회를 주지 마요.” 앞부분은 이해가 됐지만 마지막 한 마디는 이해가 되지 않아 정재욱은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의아하다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온서우는 아예 손가락으로 하나하나씩 짚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예슬 언니는 오빠의 마지노선을 확인하고 있는 거예요. 처음에는 가까이 붙고, 그러다가 어깨에 기대보기도 할 거라고요. 그런데 계속 기회를 주면, 그다음에는 포옹하거나 뽀뽀할지도 몰라요. 아니 정말 극단적으로 생각해서 오빠 앞에서 옷을 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