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장
온서우의 착하고 해맑은 얼굴을 마주하고 다정다감한 목소리를 들으며 정재욱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대체 어떻게 나에게 이렇게 착한 동생이 생길 수 있지?’
잠시 고민하던 정재욱이 말했다.
“오빠가 며칠 뒤에 친구들이랑 소풍 가려고 하는데 몰래 데리고 가줄까?”
온서우는 순수 무구한 얼굴로 물었다.
“예슬 언니는 같이 안 가요?”
그러자 정재욱은 머리를 긁적이며 난처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예슬이한테 말하지 마. 너만 데리고 갈 거니까.”
온서우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떠보듯 물었다.
“그런데 예슬 언니랑 매일 같이 지내는데 둘만 나가면 반드시 알아차릴 거예요. 그러면 오해하지 않겠어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요즘 들어 지예슬과 정재욱이 대화를 하는 걸 통 보지 못했었다. 두 사람을 지켜주겠다고 말했던 정재욱은 그사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았다.
정재욱은 온서우의 말을 곱씹으며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게다가 지예슬을 피할 방법도 생각나지 않았다.
문제가 생기면 자꾸 머리를 긁적이는 정재욱의 습관에 온서우는 그러다가 대머리가 될까 걱정이 되었다. 정재욱이 현재 지예슬과 만나는 걸 꺼린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오빠, 혹시 예슬 언니랑 내가 모르는 일이라도 생겼어요?”
정재욱은 뜨끔한 표정을 지었고 말을 더듬거렸다.
“아, 아니? 그럴 리가.”
온서우는 믿지 않았다. 그리고 큰 두 눈을 반짝이며 모든 걸 꿰뚫을 것처럼 정재욱을 바라보았다.
“정말 없어요?”
정재욱은 3초 이상을 버틸 수 없었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머리를 확 쓸어내리며 한숨을 푹 내쉬었고 어떻게 말을 꺼내면 좋을지 몰라 입을 벙긋거렸다.
“그게... 오해가 조금 생겼어. 아니 오해인지도 잘 모르겠어. 어휴. 그냥 내가 넘겨 짚은 거겠지.”
말하다가 마는 것만큼 애간장을 녹이는 게 없었다.
온서우는 방금 그 표정을 유지한 채로 정재욱의 말을 끌어내려 했다.
“오빠, 나한테 말하면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잖아요. 나도 여자니까 오빠보다는 여자의 마음을 잘 알지 않겠어요?”
정재욱은 계속 머리를 쓸어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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