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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장 정말 우스워

“난 아직 말도 꺼내지 않았는데 나한테 책임을 떠넘기는 거야? 두 사람은 오히려 우리가 이혼하기 전부터 이미 만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내가 증거를 눈앞에 가져다 주어야 이런 억지를 부리지 않을 거야? 만약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해도 괜찮다면 난 지금이라도 동영상을 공개할 수 있어.” 순간, 연하윤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서진혁 역시 이를 꽉 악물고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아무 말없이 대치 상태를 이어가다가, 연하윤은 헛웃음을 두 번 터뜨렸다. “언니, 우리가 언니랑 차 대표의 관계를 폭로했다고 우리한테 더러운 물을 끼얹으면 안 돼. 내가 어떻게 형부랑 그런 관계를 유지해올 수 있겠어? 오히려 언니는 아직 형부랑 이혼도 안 했는데 벌써 다른 남자랑 자고 하마터면 임신할 뻔했어. 전에 내가 여러 번 설득했는데도 내 말은 듣질 않으니, 동생으로서 정말 너무 슬퍼.” 며칠 못 본 사이 연하윤의 연기는 점점 더 는 것 같았다. 연하윤도 끼어들어 한마디 하자, 나를 지켜보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은 더욱 굳어져갔다. 내가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갑자기 익숙한 따뜻함이 몰려왔다. “나랑 은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야. 설령 진짜 그런 사이가 맞다고 해도 넌 은하 여동생으로서 사람들앞에서 이렇게 은하를 모욕하면 안 되는 거야. 내가 보기엔 네 말도 믿을 게 못 되는 거 같은데? 너랑 서진혁이 정말 결백한 사이라면 어떻게 네 언니 몰래 서진혁과 함께 여기에 나타날 수 있겠어?” 차도준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지자 나는 갑자기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의 말에 연하윤은 잔뜩 난감해하며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했다. 그때, 서진혁은 곧바로 연하윤을 뒤로 감쌌다. “정말 웃겨. 네가 내 아내랑 함께 연회에 나타난 건 아무 문제가 없는 거 같아? 며칠 전까지만 해도 집 앞에서 꽁냥꽁냥하던 거 같은데, 왜? 내가 이 일을 사람들 앞에서 털어놓아야만 인정할 수 있겠어?” 나는 차도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서진혁이 그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분명 그 최후는 아주 잔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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