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일이 채 해결되지 않았는데 어딜 도망가?
차도준은 몸을 돌려 서진혁에게서 나를 보호해 주었다.
차도준은 내 팔을 한 번 쳐다보았다. 하얀 피부는 조금 전 서진혁이 힘껏 꽉 잡은 탓에 붉은 자국이 남겨져 있었다. 보기만 해도 섬뜩하기 그지없었다.
그때, 차도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슬쩍 물었다.
“괜찮아?”
“응. 괜찮아.”
나는 멋쩍게 팔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러던 중 고개를 들다가 차도준의 시선이 내 아랫배에 떨어졌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연하윤의 말에 차도준도 내가 임신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생각에 나는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순간, 나는 해명하고 싶은 충동에 입술을 뻐끔 움직였다.
차도준과 나는 아무 사이도 아니기 때문에, 내가 임신했다는 말을 들은 차도준은 당연히 서진혁의 아이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번, 차도준이 서진혁은 내 인연이 아니라고 했을 때 나는 그에게 곧 서진혁과 이혼할 거라고 얘기했었다. 당시 그는 아주 기뻐했던 것 같은데, 지금 갑자기 임신했다는 말을 들었으니 차도준은 현재 아마 나를 원망하고 있을 것 같았다.
나를 그렇게 많이 도와줬건만, 내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해명을 하고 싶어 하는 건, 차도준의 오해가 두려워서일 뿐만 아니라, 아무 죄 없는 차도준에게 남의 가정을 파탄 낸, 가정 파괴범이라는 누명을 쓰게 해서는 안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바로 한마디 했다.
“난 임신하지 않았어.”
내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서진혁은 대뜸 내 말을 끊었다.
“오늘 당장 병원에 가서 그 사생아를 지우도록 해.”
그러더니 또다시 내 손목을 꽉 잡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행히 재빨리 몸을 피한 덕분에 그의 손길을 피할 수 있었다.
“내 말 못 들었어? 임신하지 않았다니까?”
“일이 이 지경까지 됐는데 아직도 인정하지 않겠단 거야?”
서진혁이 차가운 웃음을 터뜨리며 한마디 했다.
“네가 임신을 했는지 아닌지는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면 알 수 있어.”
잔뜩 분노에 휩싸인 서진혁은 내 말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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