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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아린 씨, 저를 찾으시는 겁니까...” 손은총이 비위 좋게 말했다. 순종적인 강아지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임아린은 손은총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녀의 눈길은 진명을 향했고, 차가운 얼굴에는 순간 조금의 감격스러움이 맴돌았다. 어젯밤 그녀는 끝내 진명의 시체를 찾아내지 못했다. 그녀는 진명이 분명 죽지 않았을 거라고 믿었다. 나쁜 자식, 자신의 몸에 손을 댄 이상 그렇게 쉽게 죽어서는 안됐다. 그녀는 광기로 아침 일찍부터 임 씨 가문의 인력을 총동원하여 진명에 대해 뒷조사를 했다. 그리고 오늘 진명이 마이슬과 이혼하려는 사실도 알아냈다. 그래서 그녀는 서둘러 가정법원으로 달려가 진명을 찾아내고 싶었다. 역시나 진명과 아주 비슷한 모습의 사내가 보였다. 다만 상대가 머리를 감싸고 땅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바람에 얼굴이 볼 수가 없었다. 자신이 찾고 있는 사람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이때 임아린의 등장으로 경호원 2명의 구타가 멈췄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진명도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마침 그녀의 유리구슬 같은 눈망울과 마주쳤다. “임아린? 너야!” 진명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몸을 일으켰다. 그는 자신이 이렇게 빨리 임아린을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임아린은 복잡한 눈빛으로 진명을 쳐다봤다. 그녀는 자신의 흥분을 애써 감추려 했다. 분명 자신의 몸을 만진 저놈을 욕하고 싶었지만, 하필 자신의 목숨을 구한 것 또한 저놈이었다. 임아린은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그녀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로 진명의 품속에 와락 안겼다. “저...” 진명은 벙져있었다. 손은총과 마이슬도 얼떨떨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도 넋을 잃었다. 강성시의 4대 미인 중 한 명인 임아린이 누더기 옷을 입은 거지에게, 그것도 본인이 달려가 품에 안기다니! 너무 충격적인 일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방금 전의 일 때문에 사람들은 진명을 무시했고, 그를 경멸하고 또 경멸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본인이 진정한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그들이 무시했던 이 남자가, 강성시 모든 남자들의 여신 임아린을 품었다니! 순간, 진명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은 질투로 가득 차있었다. 그들은 당장이라도 진명을 뚫어버릴 기세로 노려봤다. 진명은 순간 정신이 들었다. 그는 허둥지둥 임아린을 품에서 끌어냈다. “임...아린, 네가 어떻게.” “너를 찾으러 온 거야...” 임아린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진명의 입가에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진명의 입가에 난 상처를 어루만졌다. 순간 그녀의 예쁜 얼굴이 무섭게 싸늘해졌다. “얼굴에 난 상처는 뭐야, 대체 누가 그런 거야!” “그...” 진명의 눈길은 손은총을 향했다. “손은총 씨, 당신이 한 짓인가요!” 임아린은 화가 나서 매서운 눈빛으로 손은총을 쏘아보았다. 그녀는 진명의 사연을 다 알고 있었다. 진명의 아내 마이슬이 손은총과 바람난 사실도 말이다. 손은총은 진명을 벼랑 끝으로 몰아냈을 뿐만 아니라, 손찌검까지 했다.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손은총은 순간 소름이 끼쳤다. 그가 미처 대답도 하기 전에 마이슬이 한발작 앞으로 나섰다. “대체 어디서 튀어나왔길래, 내 남편에게 그런 말을 하는 건가요!” “내 남편이 누군지는 아나요? S 그룹 도련님이라고요!” 마이슬은 잔뜩 찌푸린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전에 임아린을 본 적이 없었고, 임아린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다만 임아린이 자신보다 예쁘다는 것, 각 방면에서 뛰어나다는 것, 심지어 등장하자마자 모두의 이목을 집중 시킨 다는 것을 알뿐이다. 마이슬은 질투도 많은 데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가졌다. 임아린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곧 마이슬의 정체에 대해서도 눈치를 챈 모양이다. “당신이 진명 씨의 부인, 마이슬 씨인가요?” “그렇다면요?” “하지만 이미 그와 이혼했어요!” “머저리에, 가진 것 하나 없는 거지 같은 놈에게 제 발로 안기다니. 딱 보면 끼리끼리인 것 같네.” 마이슬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짝! 하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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