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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진명은 고개를 저으며 무심하게 대답한 채 마음은 이미 임아린에게 가 있었고 나중에 그녀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골치가 아팠다. “아니면 됐어!” 이가혜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임아린이 아직은 진명의 여자친구가 아니지만 진명은 임아린에게 마음이 있는 듯했다. 하지만 그건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이가혜와 진명은 오랫동안 두터운 감정을 쌓아온 만큼 진명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본인도 모르게 그녀를 좋아하고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임아린이 진명의 여자친구만 아니라면 그녀에게도 기회가 있다! 더군다나 이가혜는 임아린보다 7년이나 먼저 진명을 알았기에 두 사람은 죽마고우로 그녀가 임아린에게 질 이유가 없었다! “가혜야, 방금 전에 뭐라고 했어, 잘 못 들었어.” 정신이 번쩍 든 진명이 되묻자 이가혜는 입술을 깨물면서 대답했다. “아니야…” 이가혜는 전에 엄마가 했던 말들이 생각났고 이제야 다 맞는 말인 것 같았다. 진명처럼 훌륭한 남자를 잘 잡아 두지 못하면 언젠간 다른 여자에게 빼앗길 거야! 이런저런 생각에 이가혜는 용기를 내서 몸을 진명의 등에 기댔고 두 손은 뒤로부터 진명의 허리를 감싸 안은 채 쿵쾅거리는 심장을 겨우 진정시키려 했다. 넓지 않은 오토바이 공간 속에서 이가혜의 움직임으로 두 사람의 몸은 거의 하나가 되었고 등 뒤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말랑거린 촉감에 진명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는 이가혜가 왜 갑자기 가까이 다가온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아 마음속으로 중얼거렸고 아마도 방금 전에 받은 충격에 놀랐거나 그를 가족으로 생각해서 거리낌 없는 행동을 한 거라고 짐작했다. 그렇다고 해도 진명은 혈기가 왕성한 성인 남자고 더군다나 이가혜의 글래머 한 몸매 때문에 진명은 마음을 진정시키기 어려웠고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이상한 상상을 하게 되었다. 진명은 그렇게 말 못 할 고통 속에서 이가혜를 집에 데려다주었고 무사히 돌아온 딸의 모습에 이문해와 강선희 부부는 감격스러운 나머지 눈물까지 흘리며 드디어 안심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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