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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화

한희정이 담담하게 말했다. “좋아요.” 진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업무 서류를 정리하더니 한희정과 함께 떠났다. 사라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지켜본 비서실 동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모두 진명이 대표의 비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상식대로라면 진명은 앞으로 오윤정과 진세연처럼 비서실에 남아서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한희정이 진명을 따로 대표 보좌실로 보냈다. 성인 남녀 단둘이서? 최근 회사에서 진명과 한희정이 사귄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기 때문에 다들 곧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말을 하지 않았을 뿐, 속으로 은근히 진명이 정말 여복이 많다고 감탄했다. …… 영업부 전무실. 얼마 가지 않아 진명이 한희정과 함께 일하기로 한 사실이 도현의 귀에 들어갔다. 그의 안색은 보기 흉할 정도로 안 좋아졌다. “망할!” “전에 한희정이 입버릇처럼 그놈과 아무 사이 아니라고 했었어!” “이제 아예 대놓고 공개 연애를 하는데도 아무 사이가 아니라는 거야?” “정말 나를 바보로 아는 거냐고!” 도현은 화가 나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그는 책상 위의 찻잔을 움켜쥐더니 내동댕이 쳤다. 찻잔이 산산조각 났다. 얼마 전 협력권 문제로 진명과의 내기에서 졌다. 비록 진명이 그를 놓아주었지만 그는 전혀 고마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속으로 진명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다. 자신이 받아야 할 주목을 진명이 받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원한을 품고 있었는데 새로운 사건까지 더해졌으니 그는 하루빨리 진명을 제거하고 싶어 했다. 끼익- 바로 그때 사무실 문이 열리며 스물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완벽한 피지컬에 멋진 외모를 한 젊은 남자가 들어왔다. 이 남자는 아티스트리 그룹의 부대표 오진수이다. 그는 회사에서 임아린에 버금가는 권력자로, 한희정조차도 그와 비할 바가 되지 못했다. 또한 오진수의 할아버지는 예린 그룹의 원로이자 주주 중 한 명으로 그룹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2년 전, 임아린이 막 아티스트리 그룹을 손에 쥐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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