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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그가 어떤 기분일지 뻔하다. “이번에는 도현 전무님께서 졌군요!” “패배를 인정하시겠죠, 다른 할 말씀 없으시죠!” 진명은 조롱하는 눈길로 도현을 바라보았다. “저……” 도현은 얼굴이 시커멓게 질려 있었다. 기분이 바닥까지 가라앉았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바보라도 눈치챘을 것이다. 이번 일은 그가 철저하게 패배한 게 틀림없다. 약속대로 진 사람이 회사를 그만둔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필경 그는 2년간의 노력 끝에 어렵게 고위층까지 올라왔다. 초라하게 물러 설 수는 없었다. “대표님, 이번 일은 진명 비서가 이겼습니다” “이번 내기는 그냥 농담이죠, 한마디 농담으로 도현 전무님한테 회사를 그만두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러게요, 그동안 도현 전무님께서 회사를 위해 많은 공헌을 하셨어요, 공로가 없다 해도 고생은 많이 하셨잖아요, 내기는 없던 일로 하시죠……” …… 평소 도현과 가깝게 지내오던 고위층 몇몇 인사들이 그를 대신해 사정을 했다. “없던 일로 해요?” “만약 진 사람이 진명 씨 라면 누군가 나서서 사정을 했을까요?” 한희정은 차가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경멸의 눈빛을 내비쳤다. “그건……” 고위층 인사들은 말문이 막힌 채 난처해 했다. “대표님, 당시 진명 비서와 농담을 했을 뿐 다른 뜻은 없었습니다……” 도현도 체면을 불고하고 자신을 위해 변명해 나섰다. 사람들 앞에서 창피하긴 하지만 회사에서 쫓겨나는 것보다 백배 나았다. “참 염치없네요” 한희정은 코웃음을 쳤다. 이번 내기는 도현이 먼저 제기했지만 오히려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후과를 책임지지 않으려 하니 참으로 남자답지 못하였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도현을 더욱 경멸했다. “도현 전무님, 다른 분들이 사정하는 걸 봐서 이번 건은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하지만 앞서 여러 번이나 진명 비서에 대해 의심하고 조롱한 것은 사실이죠” “지금 바로 진명 비서한테 사과를 하고, 이 일은 마무리 합시다” 임아린은 담담하게 말했다. 도현은 마케팅 부서의 책임자로써 재능과 학식을 겸비하고 있으며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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