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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강수연은 절친의 성격이 강하고 거침없기로 유명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웃음이 났다. 그녀는 생각하다가 결국 그녀를 찾으러 갔다. 다만 호스트가 아니라 직장을 찾기 위해서였다... 소송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기에 그녀는 무조건 자기와 엄마를 부양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직업이 필요했다. 얼마 전에 지민이가 회사 프로젝트 부서에 사람이 부족하다고 했던 게 생각나서 물어보려고 했다. 그녀는 하얀색 긴 드레스에 회색 코트를 입고 문을 나섰다. 바깥은 겨울밤이 막 시작되었고 바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많이 않았다. 강수연이 들어가자 육지민이 그녀한테 손을 흔드는 걸 보았다. "연아, 여기!" 그녀가 카운터로 다가가자 입꼬리를 부들거렸다. 육지민이 정말 남자 호스트를 여덟 명 불렀고 왼쪽과 오른쪽에 네 명씩 앉아 있었는데, 그녀한테 과일을 먹이고 있었다. 육지민은 가끔 호스트의 얼굴을 어루만졌는데, 마치 여자들을 끼고 있는 황제처럼 아주 음탕하게 웃고 있었다. "왜 그러고 서 있어, 빨리 앉아." 육지민의 눈빛에 네 호스트가 일어나 강수연한테로 걸어가 그녀를 감쌌다. 그중에 아주 훤칠하게 생긴 남자가 포도를 까서 그녀의 입에 넣어주었다. "누나, 포도 먹어." 강수연은 할 말을 잃었다. 여자보다 더 나른한 그의 목소리에 강수연은 소름이 끼쳤고 부자연스럽게 그의 손을 밀어냈다. "미안하지만, 나 포도 안 먹어." "누나, 그럼 술 마셔." 체대생 같아 보이는 남자가 그녀의 입까지 술을 건네며 한 손을 그녀의 다리에 올려놓고 자연스럽게 살짝 만지작거렸다. 강수연은 너무 소름이 끼쳤다. 뭐야... 왜 내가 호스트 같지? 그녀가 참지 못하고 모두 나가라고 거절하려고 하는데, 고개를 들자 싸늘한 눈빛을 보게 되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윤호진이 파란색 술을 들고 무표정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는 비웃으면서 술잔을 내려놓고 겉옷을 집어 들고는 밖으로 나갔다. 저 눈빛, 설마 뭘 오해한 거야? 됐어, 마음대로 생각하라 그래, 어차피 한 번도 날 믿었던 적 없잖아. 게다가 나랑 아무 사이도 아닌데, 오해하면 뭐?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강수연은 호스트들 사이에서 일어서 육지민한테 눈빛을 보냈다. 육지민이 손을 흔들며 호스트한테 당분간 나가라고 했다. "왜, 할 말 있어? 왜 이렇게 진지해?" 강수연은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 "나 이혼 소송 제출했어." 그 말은 마치 폭탄을 던진 것 같았다! 육지민은 얼른 그녀의 손을 잡고는 흥분해서 날아갈 듯 말했다. "역시 내 친구, 연애에 미친 게 아니었어! 그 개자식은 너한테 안 어울려, 진작에 차버리고 새로운 남자 만나는 게 도리야!" 육지민은 늘 심지운을 싫어했다. 심지운이 교통사고를 당한 첫 해, 기분이 오락가락해서 보살피기 힘들었다, 게다가 계속 시비를 거는 시어머니가 그녀한테 시집살이까지 시켰었다. 겨울에 일부러 시비를 걸어, 강수연을 눈 오는 밖에 서있으라고 벌주어서, 강수연이 열이 심하게 났고 하마터면 바보가 될 뻔했다. 심지운 그 개자식은 말만 했을 뿐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강수연이 그동안 당한 억울함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제 드디어 이혼하겠다고 했으니 당연히 기분 좋아했다. "참, 그날 밤 네 시어머니가 약 탔잖아, 너랑 관계 맺은 남자 말이야... 누군지 알아냈어?" 육지민은 그 일만 생각하면 참지 못하고 욕했다. "개자식, 다 싸질러 놓고 도망갔어? 무책임한 새끼! 찾기만 해 봐, 무조건 콩밥 먹일 거야!" 그날밤의 기억이 어렴풋이 기억났지만, 얼굴이 뜨거워지는 장면들은 유난히 선명했다. 강수연은 입술을 오므리고 부자연스럽게 말했다. "됐어, 모르는 남자야, 책임질 필요 없어, 그냥... 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해." 개취급 당한 그 남자는 방금 전에야 떠났다... 강수연은 주제를 돌렸다. "참, 오늘 중요하게 할 말이 있어서 왔어, 전에 회사 프로젝트 부서에서 직원 구한다고 하지 않았어? 혹시 나 면접 볼 수 있을까?" 육지민은 눈살을 찌푸렸다. "프로젝트 부서는 계속 상사랑 출장 다녀야 해, 아주 힘들어." 강수연은 미소를 지었다.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어? 너도 재무팀에서 매일 야근하지 않아?" "정말 잘 생각한 거야?" 육지민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 꼭 면접자리 하나 만들어줄게." 강수연이 명문대를 졸업했고 이력서가 괜찮았다, 하지만... 졸업하자마자 결혼했고 경험이 없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로봇 산업이 빠르게 변했기에 인재 채용 기준도 매우 높았다. 경력이 전혀 없다면 이력서는 바로 아웃될 것이고 면접관이 보지도 못하게 될 것이다. 강수연은 감격에 차서 술잔을 들고 육지민이랑 잔을 부딪쳤다. "고마워, 나중에 밥 살게!" 육지민은 고개를 들어 술을 마시고 손을 저으며 말했다. "우리 사이에 감사 인사할 필요 없어, 그때 내가 얼마나 비참했어, 네가 아니었으면 난 진작에 죽었어, 면접 볼 기회일 뿐이잖아, 좋은 소식 기대해." 옛날 생각이 나자 강수연의 눈에는 안쓰러움이 스쳤고 조용히 씁쓸하게 웃었다. 그녀와 육지민은 정말 고생을 많이 했었다. 서로 각자의 고민을 싣고 두 사람은 잔을 부딪쳤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술이 거의 반이나 사라졌다. 육지민은 흐리멍덩해져서 트림까지 했다. "방금 그 호스트들 다시 불러와, 내가 한 달 월급을 써서 부른 거란 말이야, 낭비하면 안 돼."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은 육지민은 낯빛이 어두워져서 벌떡 일어났다. "상사가 갑자기 야근하래, 나 가봐야 해, 너 조심해서 돌아가." 그러고는 다급하게 바를 나갔다. 강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심란한 일들이 많았기에 그녀는 참지 못하고 연거푸 더 마셨다. 그녀의 얼굴이 서서히 빨개졌는데 전에 그녀한테 포도를 먹여주었던 호스트가 또 다가왔다. "누나, 난 백호라고 해." 그는 그녀의 옆에 앉아 술을 따라 그녀의 입가까지 가져갔다. "혼자 술 마시면 심심하잖아, 백호가 같이 마셔줄게." 강수연은 원래 예쁘게 생겼는데 지금 술에 조금 취했기에 예쁜 눈을 미세하게 떠서 유난히 더 매혹적이었다. 백호는 넋이 나간 채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누나, 너무 예뻐,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아." 강수연은 취했기에 정신을 맑았을 때의 거리감이 사라졌다. 그녀는 가볍게 웃었다. "말 참 예쁘게 하네." "맛볼래?" 백호는 그녀의 손으로 자기 입술을 만졌는데 눈빛에 기대와 유혹이 가득했다. 강수연은 눈을 게슴츠레 뜨고 서서히 다가갔다. "그래? 어떻게 맛보는데?" "누나..." 백호는 원래 강수연을 유혹하려고 했는데,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귀가 새빨개졌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는 침을 꿀꺽 삼키고 강수연의 입술을 빤히 바라보았다. "누나 몰라? 그럼 내가 가르쳐줄게." 그가 입맞춤하려는데 강수연이 그를 밀어냈다. 예쁜 그녀의 얼굴에는 난감함이 가득했다. "하지만 난 이미 결혼했어, 남편이 있어." "상관없어." 백호가 다가와 그녀의 손으로 자기 복근을 만졌다. "누나, 나 전에 이 일 하지 않았어, 아직 연애도 못해봤어, 아주 깨끗해." "그게 무슨 말이야?" 강수연은 입꼬리를 올려 살짝 웃으며 매혹적인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주 매력 있고 청순한데, 또 요물 같았다. 백호는 또 넋이 나갔고 미친 듯이 설레서 그녀의 귀에 대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누나, 나 아주 착해, 잘 보살필게, 나 스폰해 줘, 응?" 그때, 검은 그림자가 갑자기 나타났다. 윤호진이 낯빛이 어두워진 채로 강수연의 손목을 잡고 그녀를 백호의 곁에서 잡아당겼다. 백호는 갑작스러운 행동에 깜짝 놀라 뭔가 말하려고 하는데, 윤호진의 날카로운 눈빛을 보더니 말을 삼켰다. 윤호진은 강수연을 들어 안고 묵묵히 밖으로 나갔다. 바 밖에 은색 벤틀리가 세워져 있었다. 윤호진은 한 손으로 품에 있는 여자를 안고 조수석 문을 열고 강수연을 안에 넣었다. 강수연인 아코올 때문에 머리가 무거워졌다. 남자는 몸을 내밀어 그녀한테 안전벨트를 해주었다. 그만의 도도한 향이 그녀의 코끝을 스치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그를 끌어안고 손을 그의 옷 안에 넣어 만지작거리면서 평가했다. "어머 동생, 단단하네." 자신을 호스트라고 생각하자 윤호진은 순간 표정이 싸늘해졌다. "강수연, 눈 똑바로 뜨고 내가 누군지 봐." 그는 퉁명스러운 말투로 그녀를 혼냈다. 강수연은 그의 품으로 더 비볐다. 윤호진은 낯빛이 변했고 눈빛이 바로 차가워지더니 그녀의 손을 잡고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여자, 역시나 예전이랑 행동하는 꼬락서니가 똑같아, 술만 마시면 아주 겁이 없어. 그는 자기도 모르게 5년 전에 강수연이 술을 마셔 그를 덮쳐 처음 관계를 맺었던 그날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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