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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진천댁은 멈칫하고는 바로 해장국을 끓이러 갔다가 한참을 끓여서야 가져왔다. "도련님, 해장국 드시고 주무세요." 심지운은 술을 많이 마셔서 제정신이 아니었기에 강수연이 해장국을 가져온 줄 알고 눈도 뜨지 않은 채 그녀의 손에서 받아서 마셨다. 그러고는 침대로 쓰러져서 습관적으로 말했다. "수연아, 몸 좀 닦아줘." 진척댁은 깜짝 놀랐다. 해장국은 가능했지만 몸을 닦아주는 건 선을 넘는 일이었다. "도련님, 사모님이 오늘 나가서는 들어오지 않았어요, 도련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침대 위에서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잠이 든 것이었다. 진천댁은 한숨을 내쉬고는 심지운의 이불을 정성껏 덮어주고는 조용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이튿날 아침, 햇살이 창밖의 나무 사이로 스며들어 방 안에 얼룩진 그림자를 드리웠다. 심지운은 머리가 아파서 잠에서 깨어났다. 그는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눌러가며 일어나서는 간단히 세수를 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서는 습관처럼 말했다. "강수연, 머리가 좀 아파, 눌러 줘." 진척댁은 소리를 듣고 주방에서 갓 준비한 아침을 들고 나왔다. "도련님, 사모님이... 아직 안 돌아왔어요..." 심지운은 말문이 막혔다. 강수연이 화를 내며 집에서 나갔다는 걸 하마터면 까먹을 뻔했다. 참 고집스럽네, 하룻밤낮 지났는데도 안 돌아왔네. 그래, 이번엔 언제까지 난리 칠 수 있는지 두고 보자고. 심지운은 테이블 옆에 앉아 식탁 위에 남아 있는 음식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준비한 아침이에요?" 우유 한 잔과, 간단한 샌드위치, 이걸 먹을 수 있어? 진천댁은 머리를 긁적이며 난감 해했다. "도련님, 평소 삼시 세 끼를 모두 사모님이 준비하셨어요, 사모님이 집에 없으니 일단 끼니 해결하세요." 그는 말문이 막혔다. 심지운은 전에 자신이 전문 요리를 하는 하인을 구했었는데, 강수연이랑 결혼하고는 그의 엄마가 하인을 해고했고, 강수연한테 삼시 세 끼를 하라고 했던 게 생각났다. 강수연은 요리를 아주 잘했다. 그녀는 매 끼니를 색, 향, 맛 모두 완벽하게 조화시켰다. 심지어 아침 식사마저도 매번 다양하고 풍성하게 준비해 주었었다. 눈앞의 우유와 샌드위치를 보며 심지운은 입맛이 없어 일어나 걸음을 옮겼다. 오늘 오후에 비즈니스 연회에 참석해야 했기에 격식 있는 복장을 차려입어야 했다. 심지운은 드레스룸으로 들어가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그는 얼마 전 경매에서 낙찰받은 루비 브로치를 달려고 했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평소 이런 물건들은 모두 강수연이 정리해서 보관했기에 그는 그녀한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여자는 막 잠에서 깬 듯 목소리가 부드럽고 나른했다. 심지운은 처음 듣는 그녀의 목소리에 멈칫했다. "누구세요, 말 안 하면 끊어요." 전화가 끊기기 전, 심지운은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루비 브로치 어디에 뒀어?" 수화기 너머로 몇 초간의 정적이 흘렀고 이내 차가운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드레스룸 흰색 장신구 수납장 세 번째 칸 여섯 번째 칸에 있어, 파란색 상자에 들어있어." 심지운이 그녀의 말대로 열어보니, 역시나 안에서 루비 브로치를 찾았다. "찾았어." "그래, 별일 없으면 끊어." 강수연이 갑자기 또 말했다. "시간 나면 진천댁한테 드레스룸을 다시 정리하라고 해, 앞으로 못 찾겠으면 진천댁한테 물어봐." 그 말은 그녀를 다시 찾지 말라는 거였다... 심지운은 순간 멈칫했고 불쾌 해났다. 그러다 강수연이 일부러 자신을 자극하려고 그런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그녀를 떠나지 못한다는 걸 알게 하고 일찍 그녀를 데려오게 하라고 그런다고 생각했다. 허, 꿈이 참 야무지네, 그렇게 가출하고 싶으면 가출해, 어차피 결국 얌전하게 돌아올 거야. "알겠어, 진천댁한테 다시 정리하라고 할게." 심지운은 전화를 끊고 나서 브로치를 옷에 걸었다. 떠나려고 하는데, 갑자기 멈춰 서더니 자기도 모르게 강수연의 드레스룸으로 걸어갔다. 옷장의 옷은 거의 없어지지 않았고, 전에 그녀한테 선물했던 액세서리도, 명품백도 모두 그대로였다. 심지운은 입꼬리를 올리고 비웃었다. 역시나 어리광 부리는 거였어. 정말 이혼하고 싶었으면 이런 명품들을 남기지 않고 진작에 가져갔겠지. 지금도 분명 먼저 사과하고 자기를 데려오기를 바라고 있을 거야. 강수연은 그의 생각을 알지 못했다. 그녀가 갖고 가지 않은 건 그냥 귀찮아서였다. 어찌 됐든 아직 집을 구하지 못했기에 둘 곳이 없었다. 그녀는 그걸 포기할 정도로 멍청하지 않았다. 그 명품들은 3년 간 그녀가 시어머니한테 억울함을 당했을 때마다 심지운이 사과의 의미로 준 것이었기에 그녀가 받아 마땅한 것이었다. 심지운의 전화를 끊고 나서 강수연은 계속 잤고 열 시가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는 햇살을 마주 보며 나른하게 기지개를 켜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심지운이랑 결혼하고 나서, 시어머니가 매일 아침 다섯 시에 그녀를 깨웠기에 매일 잠이 부족했다. 자고 싶을 때까지 자는 게 참 좋네. 그녀는 세수를 하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나서 요양원에 엄마 보러 갔었다. 오후가 돼서야 다시 호텔로 돌아왔는데 방문 앞에서 "불청객"을 보게 되었다. 심지운은 벽에 기대 손에 서류 같은 걸 들고 있었고 낯빛이 아주 어두워져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혼 소송? 강수연, 너 지금 대체 뭐 하는 건지 알아?" 그가 접대를 끝나고 별장으로 돌아왔는데 진천댁이 법원 소환장을 건넸다. 그는 강수연이 정말 자신과 소송을 벌일 생각일 줄 몰랐다! 강수연이 차분하게 답했다. "네가 동의 안 하니까, 법적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잖아, 무슨 문제 있어?" "아무리 화났어도 적당히 해야지, 너 소송이 장난인 줄 알아? 만약 이 소식이 퍼져서 주주나 소비자들에게 알려지기라도 하면, 분명 회사 주가에 영향이 갈 거라고." 심지운은 미간을 찌푸렸다. 역시 너무 봐주면 안 돼, 봐줄수록 기어오른다니까. 그는 불쾌했지만 강수연은 아주 차분했다. "다시 말하지만, 장난 아니야, 좋게 이혼하기 싫으면 법정에서 봐." 그녀는 3년 동안 억울하게 살았기에 더는 끌고 싶지 않았다. 이 이혼은 무조건 해야 했다! 심지운은 분노를 누르며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말 좀 들어, 내일 가서 고소 취하해." 강수연은 그럴 수 없다고 대꾸하고 싶었지만 말이 채 입 밖으로 나오기 전에 심지운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힐끗 보고는 바로 전화를 받았고 통화하면서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 강수연은 어깨를 씰룩거리고는 방카드를 꺼내 문을 열었다. 어차피... 그녀가 소소을 취하할 일은 없을 것이니까!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마치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절친 육지민한테서 걸려온 것이었다. "여보세요, 민아, 무슨 일이야?" 육지민의 시원시원한 목소리가 수화기너머로 들려왔다. "당장 카이로 바에 와, 내가 방금 받은 월급으로 남자 호스트 여덟 명 예약했거든, 우리 둘이 반씩 나눠서 즐기자고, 개 같은 심지운은 그냥 뒈져버리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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