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장
“사랑?”
성시후는 되묻듯 말하며 비웃었다.
“너무 자신을 과대평가하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강리나의 턱을 움켜쥐고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더니 입가에 비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네 몸이 아무리 부드럽고 연약하다고 해도 사랑을 운운하는 건 너무 분수에 넘치는 얘기야. 그저 욕망을 해소하기에 괜찮은...”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나른하게 덧붙였다.
“도구일 뿐이지.”
순간 강리나의 눈에 어렴풋이 번졌던 미소가 서서히 사라지며 표정이 차갑게 식어갔다. 지금 느끼는 감정이 굴욕인지 서러움인지 알 수 없었다.
강리나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잠옷을 들고 욕실로 들어가서 문을 닫기 전 욕실 문을 반대로 잠그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성시후는 그녀의 생기 없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발코니로 가서 담배를 피웠다. 무표정한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지만, 살짝 찌푸린 미간은 아무리 애를 써도 풀리지 않았다.
그는 계속 담배를 피우면서도 가끔씩 욕실 쪽을 힐끔거렸지만, 여전히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한참 후 성시후는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버리고 서둘러 욕실 문 앞으로 다가가 문을 두드리며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된 거야? 몇 마디 했다고 우리 와이프 욕실에 숨어 울고 있는 거야? 너 원래 그런 소리엔 아무 반응 안 하잖아. 오늘따라 왜 이렇게 속상해하는 거야?”
그 순간 조용하던 욕실에서 갑자기 샤워기가 틀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성시후의 입가에 미소가 사라지더니 침실의 1인용 소파에 앉아 조용히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한 표정으로 소파 팔걸이를 톡톡 두드리고 있었다.
또다시 30분이 지나자 강리나가 드디어 욕실에서 나왔다.
이미 머리카락을 말리고 나와 침대로 걸어가 이불을 들추고 눕더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소파에 앉아 있던 성시후가 일어나서 다가오는 것을 느낀 강리나는 몸을 돌려 그에게 등을 돌렸다.
“화난 거야?”
이 순간 성시후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탐색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강리나는 계속 무시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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