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장
성시후는 깊은 눈빛으로 강리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강리나는 그의 시선을 피하며 눈을 내리깔고 더는 말하고 싶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르던 중 상황을 모르는 노진숙이 다가와 말했다.
“도련님, 사모님, 식사 준비됐습니다.”
그 말에 강리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으로 향했다.
성시후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자신이 이 여자로부터 계속 무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건 뒤로하고 강리나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했던 것만 생각하면 그녀의 태도가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결혼 후에도 성시후는 여러 여자들과의 이별 문제를 강리나에게 맡겼고 그녀는 늘 공적인 태도로 처리할 뿐 한 번도 자기 와이프 신분으로 무언가를 물어본 적이 없었고 심지어 자신의 신분도 철저히 숨겼다.
그날 강리나가 갑자기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했다가 곧바로 마음을 접었다고 통보했을 때 성시후는 굉장히 당황했다.
그 후로 강리나를 몇 번 시험해 볼 때 그녀도 어느 정도 끌리는 듯했었는데 최근에는 지나치게 차가운 태도를 보이자 점점 강리나가 진심으로 자신을 좋아했던 건지 아니면 단순히 욕망이 자극된 것인지 혼란스러워졌다.
성시후는 식당으로 들어가 그녀와 함께 조용히 저녁 식사를 했다.
강리나가 배를 채운 뒤 식기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성시후도 따라 일어났다.
그 모습을 무시하고 식당을 나와 계단을 올라가자 그가 또 따라왔다.
강리나가 안방 앞에 도착해 방에 들어가려고 할 때까지도 그는 계속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러자 강리나는 발걸음을 서둘러 방에 들어가 아예 문을 잠그려고 했다.
하지만...
한쪽 발로 문턱을 가로막으며 들어오더니 매력적인 눈빛으로 무언가를 암시하는 듯 그녀를 응시했다.
그 모습에 강리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뭐 하는 거예요?”
그는 방 안으로 들어와 천천히 침대 쪽으로 걸어가더니 앉아서 그녀를 올려다보며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부부인데 각방 쓰는 건 말이 안 되잖아. 오늘부터 같이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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