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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장

성시후의 눈빛이 잠시 어두워며 몇 초간 침묵하더니 전화를 끊었다. 안방. 강리나는 샤워하면서 배서희의 일에 대해 다시 고민하다가 샤워를 마친 후 침대에 누워 송지선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으로는 송지선과 육민우가 어떤 관계인지 송지선이 육민우에게 속은 건 아닌지 알고 싶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배서희의 남자 친구에 대한 송지선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 강리나가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할 때쯤 아래층에서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어서 차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강리나는 무심코 창문 쪽을 보았다.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성시후가 나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여자를 만나러 간 걸까? 아니면... 하은지?’ 강리나는 성시후 같은 남자가 절대 본성을 바꿀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할아버지의 명령으로 며칠 정도 얌전하게 굴었지만, 결국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다. 그녀는 불을 끄고 한참 동안 뒤척이다가 겨우 잠이 들었다. ... 다음 날 아침. 강리나가 아래층으로 내려가다가 주방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 보니 중년 여성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내려가서 가까이 가보니 성씨 가문의 노진숙이었다. 그녀는 성씨 가문에서 10년 가까이 일하며 훌륭한 요리 실력을 갖춘 사람이었다. 노진숙도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 강리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사모님, 둘째 도련님이 집사한테 저를 여기로 보내서 사모님을 돌보라고 하셨어요. 아침 다 됐으니 식사하시면 됩니다.” 노진숙의 호칭에 강리나는 어이가 없었다. ‘내가 무슨 사모님이야?’ 그러고는 무심코 물었다. “시후 씨는요?” “도련님은 집에 안 계신 것 같아요. 아침에 제가 왔을 때 주로 타고 다니는 차도 없었어요.” 그러자 강리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가볍게 웃었다. ‘며칠 동안 돌아와서 나를 괴롭히더니 이제 밤에 집에 들어오지도 않네.’ ‘좋네.’ 아침 식사 후 강리나는 평소 출근 때 하지 않았던 메이크업을 한 후 가방을 들고 나섰다. 송지선을 만난 것은 오전 10시였다. 두 사람은 밀크티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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