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장
강리나는 혼란스러웠다.
친한 친구가 그녀를 속여서 재산을 빼돌리려는 남자와 결혼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늘 양태호에 대해 행복한 얼굴로 말하던 배서희의 모습이 떠올라 직접 그녀의 꿈을 깨뜨리는 것이 너무 가혹하게 느껴졌다.
현실이 배서희에게 너무나도 잔인했다.
강리나는 하루 종일 고민하다가 두 사람의 우정을 지키기 위해 외면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지었다.
하여 배서희에게 한 마디라도 경고를 주기로 마음먹었다.
만약 배서희가 자신의 말을 믿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않고 양태호를 믿는다면 강리나는 그저 계약서를 작성할 때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저녁 6시, 강리나는 거실 소파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배서희에게 보낼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메시지를 쓰다 지우기를 반복하며 10분이 지나도록 한 글자도 보내지 못했다.
그때 성시후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자 강리나가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 순간 강리나는 차가운 모습도 날카로운 모습도 없이 그저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가장 중요한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성시후는 그런 그녀에게 이상하게 끌려 대체 무슨 메시지를 쓰고 있는지 궁금해 무심코 발걸음을 가볍게 하여 그녀의 뒤로 다가갔다.
몇 초 동안 강리나의 화면을 들여다보던 성시후는 차가운 웃음을 흘렸다.
강리나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고 눈앞에 나타난 성시후의 얼굴에 놀라 핸드폰을 떨어뜨리며 비명을 질렀다.
“아!”
그러자 성시후는 소파를 돌아 핸드폰을 주워 그녀에게 던졌다.
그제야 강리나는 성시후가 돌아온 것을 알아차리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귀신이에요? 왔으면 말이라도 좀 하지 그래요?”
이 순간 성시후는 강리나를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았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성시후는 화가 난 그녀의 모습이 유난히 생기 넘쳐 보였다.
그러다 갑자기 몸을 숙여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 모습에 강리나는 본능적으로 소파 쪽으로 몸을 피했다.
성시후는 소파 양쪽에 손을 대고 그녀를 자신의 팔 안에 가둬버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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