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장

"데이트 아니고 그냥 밥 먹은 거예요." "알겠어요." 분위기는 이상해졌고 주아린은 입맛이 없어 조금 먹고는 더 먹지 않았다. 돌아가는 길에 주한기가 운전했고 주아린은 얌전히 앉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는 가끔 그녀를 힐끗거렸고 그녀가 나중에 피곤한 듯 눈을 감았다. 그녀의 집 앞에 도착했고 주한기가 차에서 내려 문을 열어 주었고 그녀는 나긋하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주한기는 심지어 그녀를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고 그녀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제가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서요." "제가 부담 줬어요?" "솔직히 말하면 그래요." 주아린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안 좋은 일들이 생각났어요, 허진우랑 결혼했을 때, 아주 다급하게 했어요, 들은 적 있는지 모르겠지만요. 똑같은 실수 두 번 하고 싶지 않아요, 완전히 사귀기 전까지 저랑 연애한다는 말 하지 마세요." "혹시라도 안 사귀거나, 누군가 반대하면 한기 씨 명예에도 영향 있을 거고, 나중에 다시 여자 친구를 사귀려고 해도..." 비서가 주한기의 신분을 말해줬는데 여전히 그녀가 넘볼 수 없는 재벌가였다. 주한기는 그녀의 말뜻을 알았기에 진지하게 말했다. "저의 부모님은 열려 있어요, 지금 걱정하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전 대학교 때부터 제 일을 제가 결정한다고 말했어요. 지금 하는 회사도 제가 집안 도움 없이 혼자 세운 거예요." "전 허진우가 아니에요, 린이 씨, 전 허진우랑 달라요." 그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눈가를 다정하게 닦아주었다. "울지 마요, 울지 마요." 그의 목소리는 아주 다정했다. "제가 티슈를 안 가져와서, 더 울면 제가 참지 못하고 안아줄 것 같아요." 여자의 눈물은 칼과 같았는데 더욱이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라 주한기도 마음이 안 좋았고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 '허진우랑 이혼하고 유산하면서 많이 울었겠네.' '이렇게 소중한 눈물을 허진우만 아낄 줄 모를 거야.' '아린 씨가 대체 뭐가 안 좋다는 거야, 성격 좋지, 키도 크지, 몸매도 좋지, 피부도 하얗지, 안 좋은 생활 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