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장

“뭐가 걱정인 건데?” 최근 남서희 곁을 떠나 북성시에 가게 된 허 여사님은 떠나기 전 남서희한테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라고 귀띔을 했었다. “오빠 전처...” “아, 그 일?” 허 여사님은 미소를 터뜨렸다. “그러고 보니 이젠 임신한 지 거의 5개월이 다 돼 가겠네.” “어머니...” “그건 신경 쓸 필요 없어. 이모가 잘 처리할 거야.” 딱히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는 허 여사님은 말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남서희는 허 여사님이 남편 바람난 내연녀를 어떻게 대했는지 어렴풋이 전해 들었었다. 그야말로 지독한 수단이었다. 허진우의 아버지는 몇 년 전에 밖에서 한 여자하고 놀아났었는데 그 여자가 임신한 몸으로 허 여사님한테 찾아와 소란을 피우며 책임을 지라고 했었었다. 안 그러면 이 사실을 온 세상에 퍼뜨려 허씨 집안에 먹칠하겠다고 하면서 협박까지 가했고 말이다. 허 여사님은 겉으로는 흔쾌히 받아줬었다. 그 여자한테 별장을 빌려준 것도 모자라 명색으로는 허씨 집안의 혈육을 보호하는 거라며 하인들도 수없이 투입해 그 여자의 일거수일투족을 빈틈 없이 챙겨주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 여자가 임신한 지 5개월이 됐을 때 무슨 방법을 쓴 건지 그 여자가 유산을 해 병원에 입원하게 됐었다. 듣기로는 영양과잉으로 5개월이 된 배가 곧 출산 임박에 가까운 배에 흡사하다고 했었다. 결국에 그 여자는 어쩔 수 없이 자궁을 떼어내게 되었고 다시는 아기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돼버렸다. 그 여자가 입원해 있던 기간 동안 허 여사는 자주 병문안을 갔었고 남들의 눈에는 허 여사가 선량한 보살로 너그러운 마음을 지닌 여사님으로 보였다. 남편이 밖에서 키운 내연녀한테 그토록 지극정성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 모든 건 허 여사님이 일부러 꾸민 짓이었다. 유산으로 몸매가 망가지고 목숨을 반쯤 잃었던 그 여자는 더는 허 여사님하고 싸우지 못하고 종적을 감췄었다. 남서희는 아주 어린 나이에 그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됐었다. 몇 달 전 주아린이 소리 소문 없이 남성시를 떠나고 허 여사님이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