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장
단 한 순간도 그를 마주치고 싶지 않은 그녀는 얼굴을 홱 돌리고 이불을 머리 위로 덮어버렸다.
날이 저물자 허진우는 저녁 식사를 병원에 보내오라고 지시를 내렸다.
전부 주아린이 평소에 즐겨 먹던 음식들이었고 그녀가 임신했다는 걸 우려해 금해야 할 것들은 시키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일으켜 세웠으나 아무런 입맛이 없는 그녀는 식사 요청을 사양했다.
“마음은 고마운데 지금은 먹고 싶은 생각 없어.”
“너는 둘째치고 뱃속의 아기가 밥을 먹어야 할 거 아니야.”
무뚝뚝한 말투로 답한 허진우는 음식들을 상 위에 차려놓은 뒤 그녀의 앞에 가져가며 위로하고 있었다.
“일단 아무거나 좀 먹어야 할 거 아니야. 혹시 여기 음식들이 마음에 안 드는 거야? 뭐 먹고 싶은데?”
그의 다정한 말투에 잠시 얼떨떨해진 주아린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임신 후유증 때문인 건지 아니면 예민한 이유에서인지 정확히 구분이 안 가는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이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한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던 허진우는 그녀가 마침내 무언가를 입으로 들이키는 걸 보고 휴지를 가져와 그녀의 입을 닦아주려 했다.
그녀는 그 휴지를 받아들고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다.
“고마워.”
“고마워할 필요 없어.”
허진우가 말을 이었다.
“좀 더 먹지 그래? 이만큼 먹고 살도 안 찌겠어.”
“이만하면 됐어.”
가벼운 어조로 답한 주아린은 휴대폰으로 업무에 관련된 일들을 처리하며 허진우와 그 어떠한 이야기도 나누지 않고 있었다.
허진우는 밥상을 정리하고 난 뒤 쓰레기를 버리고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
주아린은 전화로 업무상의 일을 의논하는 중이었고 이내 통화를 마친 뒤 다시 비서한테 전화를 걸었다.
비서는 걱정스레 그녀의 안부를 물었다.
“이제 괜찮아. 걱정 마.”
“사장님,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원래는 병원에서 그녀의 옆을 지켜주려 했던 비서는 작업실을 비우게 되면 온라인 주문을 해결할 직원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작업실에 남은 것이었다.
“놀라게 해서 미안해.”
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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