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장

그의 품에 안긴 채 차에 오른 주아린은 다시 눈을 떠 보니 처지는 아픔이 이어져 배를 움켜쥐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꽉 깨물고 귓가로 허진우의 희미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정확히 뭐라고 말하는지 듣지 못한 그녀는 고통으로 인해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어렴풋이 들리는 허진우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기도 모르게 짜증이 난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한테 가까이 오지 마...” 허진우는 재차 뭐라고 말을 한 것 같으나 머리가 무겁고 귀가 울린 탓에 그의 말은 단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병원에 도착하자 허진우는 그녀를 안고 의사 선생님한테 부랴부랴 달려갔다. 보기 드문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데다 이마를 찌푸리고 있는 그는 응급실로 들어가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의사 선생님은 그한테 기본적인 상황에 대해 묻고 있었고 그는 어딘가를 보며 넋을 잃었다. 그러다 의사 선생님이 몇 번이고 그를 부르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린 그가 입을 열었다. “환자분하고 어떤 사이예요?” “임신했던데 혹시 몇 개월째인가요?” “5개월이요.” 그녀의 임신한 달수를 기억하고 있는 그는 불쑥 말을 건네고 있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예요? 넘어졌어요?” “저도 잘 몰라요.” 그녀한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모르는 그는 창백했던 그녀의 얼굴을 보아 어디 불편한 거라 직감한 것이었다. 만일에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그저께 주한기하고 식사 자리를 가졌을 때 주한기가 주아린하고 아는 사이냐며 물었었다. 그는 그 물음을 듣고 나서 느릿느릿 답을 했었다. “무슨 대답을 듣고 싶은 건데?” “아무거나 있는 대로 얘기해 줘.” 주한기가 말을 이었었다. “그날 식당에서 형을 보자마자 도망갔었잖아. 아는 사이인 것 같아서 그러지.” 그한테 있어서 주아린은 그냥 아는 사이가 아니라 전처였다. 허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한기가 말을 덧붙였다. “그러다 두 사람이 길가에 서서 한참 동안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보고 아는 사이라 확신했었어. 혹시 주아린 씨 형을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