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장

그녀가 어색해한다는 걸 눈치챈 주한기는 뭔가가 떠오른 듯 즉시 몸을 일으켰다. “괜찮으면 됐어요.” “선생님, 여사님, 정말 죄송하게 됐어요. 저희 직원의 부주의로 실수를 범했네요.” 지배인은 그 두 사람을 부부로 착각하고 있는 듯했다. 주아린은 즉시 나서서 아니라고 해명하려 했으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렇게 주아린이 입을 열기도 전에 주한기의 전화가 울렸고 주한기는 번호를 확인한 뒤 즉시 끊어버리고 나서 주아린한테 말을 건넸다. “어디 다친데 없어요?” “없어요.” 그의 진지한 눈빛은 마치 평범한 친구를 배려하는 듯했다. 주아린은 주한기를 식사 자리로 데려갔고 조하영한테 주한기를 소개해 주었다. “우리 고객 친오빠야, 주한기 씨라고 해.” 주한기는 자기소개를 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주한기라고 합니다.” 조하영은 주아린과 주한기를 번갈아 보며 뭔가를 깨달은 듯 피식 미소를 터뜨렸다. “편히 앉아서 얘기해요.” 자리에 앉고 나서 조하영하고 주한기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마냥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곧이어 주한기의 상황에 대해 대략적으로 파악하게 되었고 한 사람의 용기 있는 물음에 다른 한 사람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전부 대답해 주고 있었다. 주아린은 조하영한테 그만 물어보라며 눈짓을 보냈으나 조하영은 계속하여 물음을 건넸다. “우리 아린이가 여기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아직은 A시가 많이 낯설 거예요. 우리 아린이가 뭐 필요한 거 있으면 주한기 씨께서 잘 챙겨주시기 바래요.” 물을 마시던 주아린은 그녀의 말에 사레가 들렸고 조하영은 즉시 휴지를 건넸다. “누가 네 사람 뺏는대? 뭐가 그리 급해? 천천히 마셔.” 주한기도 걱정스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이 허해진 주아린은 시선을 피하고 나서 조하영한테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참! 주한기 씨, 여긴 제 명함이에요. 저는 남성시에서 일하거든요. 그래서 말인데 우리 아린이가 여기에 혼자 있는 게 마음에 놓이지 않아서요. 주한기 씨가 시간 되면 잘 들여다봐